詩 2018

18세 된 충견/배 중진

배중진 2018. 5. 22. 13:12

18세 된 충견/배 중진


18세나 된다는 충견이

주인의 그림자를 멀찌감치에서 밟으며 움직이는데

눈이 보이지 않고

귀가 먹었으나

코로 귀신같이 감지하고 따라다닌다


뒷다리가 성하지 않은지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안쓰럽고

비록 천천히 다니지만 

사랑하는 주인과 교감하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였다


화장실 가고 싶으면

주인이 알아차리고 앞장서 문밖으로 나가고


코를 박고 눕는다 싶었는데

금세 코를 골며 자는 모습에서 연민의 정을 느낀다


가끔 숨이 가쁜지 

길게 가슴을 쥐어짜는데

도울 수만 있다면 돕고 싶었다


그래도 우리의 나이는 30, 40, 50 그리고 60년도 거뜬한데

고작 18년이지만 그들의 삶에서는

굉장히 장수하는 편이란다


주인의 친구들이 왔다고

얌전하게 앉아 있는 자세는 

털에서 윤기가 흐르고

깨끗한 모습만큼이나 아름다웠으며

비록 나이가 들었어도

존엄성을 내비쳐 매우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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