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엄청나게 쏟아지는 비/배 중진

배중진 2018. 5. 21. 23:27

엄청나게 쏟아지는 비/배 중진


좋은 날이었으면 싶은

요즈음

뉴욕을 떠난 지

일주일이 되는 동안

매일 비를 퍼붓는다


청명한 모습의 하늘을 보았다 생각했는데

뒤돌아서면

어느새

엷은 구름 밑에

험상궂고

심술궂은 먹구름이 내리깔아

저 앞부터 줄기차게 쏟아붓는다

그리곤

그것도 잠시

언제였냐는 식으로

뚝 그치고

한참을 푸른 모습을 보여주다가

또 

그 짓을 반복하니

정신을 차릴 수 없고

원망할 처지도 못 되어

그냥 그러려니 지낸다


봄이라서 그럴까

아니면 낯선 장소에 왔다고 텃세 부리는 것일까


향기 그윽한 화려한 꽃이 계속 피고

새도 아름다운 목소리로 끈질기게 노래 불렀으면 좋겠다

불평불만은 나만으로도 족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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