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관/배 중진
성스러운 성결교회의 종소리가 만방에 울려 퍼지자
사방에서 몸이 불편한 성도들이 높은 곳으로 모여든다
어린 시절에 학교도 가지 않고 교회로 가는 아이들이
이상하게 보이던 시절이었고
몸이 불편한 사람만이 치유를 위해서 가는 곳으로 알았기에
동네의 개구쟁이들은 길목에 수렁을 만들고 오줌을 싸질러
열심히 기도하러 가시는 분들이 빠지도록 골탕 먹이며
깔깔대고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백인, 흑인, 연소자를 불문하고
한 떼의 장애인들이 성당에 들어와 앞자리를 채운다
노인이 의지하고 온 (walker) 보조기구를
다운 신드롬 걸린 소녀가 밀어 한갓진 곳에 놓고는
재빨리 제자리로 돌아가 예쁘게 앉았다
누군가에 의해 지시를 받았고 훈련이 되었기에
서로 불편함을 상쇄하고 자립심이 있어 보여
보기에 참 좋았다
유교, 불교를 신앙으로 믿는 집 안에서 자라
뒤늦게 들어 온 기독교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눈여겨보면서 나름대로 이해하던 시절이 있었다면
성당 안에 들어와 미사에 참여하고
주기도문을 암송하면서
무궁무진하게 높은 뜻을 헤아리려고 노력하는 지금
수많은 문제점과 심적 갈등 그리고 정신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마는
방관하는 자세에서 복잡하게 흔들리는 요인을 분석하여
상담을 받고 혼자라도 주절거리며 기도하면 좀 시원하지 않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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