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죽음을 무릅쓰고/배 중진

배중진 2018. 5. 3. 15:06

죽음을 무릅쓰고/배 중진


굶주리고 꾀죄죄한 아이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부모도

국가도


한 나라는 그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여야 하나

정치 싸움으로 난장판이 되었고

사회 전반에 걸쳐 부정부패가 만연하여

불운하고 가난한 자를 돌 볼 여유가 없다 보니


참담하게 버려진 어린아이들이 떼를 지어

살기 좋은 나라를 향해 죽기 살기로 나아간다


법이 있고

질서가 있지만

사선을 넘어 북으로 북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터벅터벅 나아간다


그런 그들을 동정은커녕, 날카로운 경계의 눈초리로 꼬나보고

탱크가 우뚝 막고

높은 장벽이 가로막아 방해를 해도


잠시 숨 고르기를 하듯

지쳐 쓰러졌다가

몽유병 환자처럼 비틀거리며 일어나 앞사람을 쫓아간다

뒷사람이 밀어붙이기에


질병에 걸려 넘어지고

허기져 쓰러지고

성폭행 및 강간당하여도 폭로하기 어렵고

인권마저 유린당하고

그나마 가진 것 다 빼앗겨도

피눈물 나는 행진을 멈출 수가 없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어도

그들의 조국은 매몰차게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


국가는 있는 자만이 허장성세를 부리는 곳이라

나약한 사람들은 알아서 처신하고 딱히 머물 곳이 없는가보다


짐승보다도 못한 인간의 삶이요

안전하게 가르치지 못할 것이면 낳지나 말든지

나라를 선택할 기회도 주지 않아 불만임과 동시에 불공평하고

장래가 없기에 그들은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는 길을

나서야만 하는 슬픈 운명이다


이런 일이 눈앞에서 벌어져 가슴 아픈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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