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가련한 목련/배 중진

배중진 2018. 4. 10. 22:47

가련한 목련/배 중진


가련한 목련이

연민의 눈길을 보내나

딱히 도와줄 방법이 없다


네가 거기 있기에

산책하는 길목에 있기에


다른 뭇 나무와는 달리

항상 관심 있게 바라보면서


눈을 마주쳐 일깨우고

따스한 미소를 띠기도 하고

요모조모 뜯어보면서

추파도 던져보고

만지거나 쓰다듬기도 하고

요염한 모습을 마음에 담기도 하면서

집착이 아닌 애착을 가졌기에


늦추위에 벌벌 떠는 모습이 안쓰러워라


그래도 예년에 비교하면

천만다행인 것이


내일도 모르면서

봄바람이 불어와

살살 간지럼을 태우니

모든 것을 활짝 내줬다가


밤사이 기습한 불한당에 혹독하게 걸려

그야말로 패가망신한 것보다는


그해

간신히 일어나

뒤늦은 가을에야 못 피운 한을 피우듯 했음을

왜 모르겠느냐마는


올해는

매우 늦어

이제나저제나 자꾸 눈길이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