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아버지의 슬픈 사랑/배 중진

배중진 2018. 4. 8. 14:38

아버지의 슬픈 사랑/배 중진


믿었던 아들이

사랑하는 큰아들이

나쁜 친구들과 공모하여

졸업 축하하는 저녁을 맛있게 먹고 들어오는 가족을 몰살하려다


부인이 비명횡사하고

끔찍이 아끼던 작은 아들까지 절명했으며

본인은 중상을 입었지만, 극적으로 살아남았고

일단은 큰아들까지 경미한 총상을 입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큰아들이 재산을 탐하여 저지른 사건이었고

졸업은커녕 대학에 적을 둔 적도 없었단다


졸업식은 다가오고

이왕 사기를 쳤으니

최고 영예로 졸업하게 되었다고 하여도

한 점 의혹을 사지 않았기에

대견하다고 롤렉스 시계까지 선물 받았는데


어찌 이럴 수가 있었단 말인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혀도 단단히 찍힌 느낌이었어도


하느님의 존재를 굳게 믿고 있기에

사형선고를 받고 집행을 기다리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고통의 몸을 이끌고 법정투쟁에 나섰다


아들이 무엇이길래

배신을 한 아들이 혐오스러울 텐데 말이다


원수라도 용서할 수 있다고 했지만

억울하게 죽은 식구의 영혼은 어찌 위로한단 말인가


개과천선하여

감옥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고

석사까지 받게 되었지만 

받을 수 있다고 보장 못하는 것이

원칙대로는 집행날짜가 지났고

청원이 들어간 상태라

지금 현재는 보류상태로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악마의 탈을 썼어도

이제 선하게 보이는 것은 

사랑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인연이었어도 악연이었고

홀로 남은 혈육이요

부자지간이기에 죄를 용서할 수도 있는가 보다

모든 것을 떠나서


불행한 사건이다

식구도 믿지 못하는 타락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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