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목련을 올려다보며/배 중진

배중진 2018. 4. 4. 23:19

목련을 올려다보며/배 중진


오늘도 추위에 휩싸여
목련 아래를 거닐면서
눈을 살펴보지만


어제와 마찬가지로
실망스럽게 아무런 조짐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게으름뱅이라고 부를 수 없고
날카로운 눈망울을 번뜩이는 기회주의자라고도 할 수 없는 것이


변덕이 죽 끓듯 하던 날씨가 있었기 때문에
그들도 살고 싶어 안달하는 것을
왜 모르겠나 동정은 가도
기다림에 지쳐가는 자신을 발견함이요


화무십일홍이라
기껏해야 화려한 모습이 며칠임에도 불구하고
봄날에 성화를 부린다


아직도 굳게 다문 저 꿍꿍이속 꽃봉오리를 열어야 할 텐데
안개까지 자욱하니
그 속이 더 아리송하여도
내일은 심기일전하여 기지개를 켠다면 바랄 것이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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