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배 중진
나무는 조용한 것을 좋아하나
바람은 흔드는 것을 좋아한다
겨울엔 꺾어 놓으려고 덤벼들었고
봄철엔 싹을 떼놓으려 요동치고 있다
겨울이 물러간 줄 알았는데
봄에도 왕성하게 설치고 있다
아쉬움을 남겨 놓고 떠난다면
그리움이 못내 사무칠 텐데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이
나무만 지치게 만들고 있다
바람 잘 날 없는 세상
나무가 버팅겨야
우리 인간도 연명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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