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봄바람/배 중진

배중진 2018. 4. 6. 00:27

봄바람/배 중진


나무는 조용한 것을 좋아하나

바람은 흔드는 것을 좋아한다


겨울엔 꺾어 놓으려고 덤벼들었고

봄철엔 싹을 떼놓으려 요동치고 있다


겨울이 물러간 줄 알았는데

봄에도 왕성하게 설치고 있다


아쉬움을 남겨 놓고 떠난다면

그리움이 못내 사무칠 텐데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이

나무만 지치게 만들고 있다


바람 잘 날 없는 세상

나무가 버팅겨야

우리 인간도 연명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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