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퍼붓는 눈/배 중진
모두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느닷없이 꽃샘하는 춘설이 쏟아지고 있네요
얼마나 이별이 섭섭했으면 가기를 꺼리고
이제나 겨울이 떠나길 기다렸는데 뭉그적거리니
모든 것이 상대적인가 봅니다
겨울도 만족하고 봄도 흐뭇한 상태라면 더 바랄 것도 없겠지만 말입니다
시끄럽던 학교도 썰렁하고
재잘거리던 참새들도 조용한 판국에
무지하게 퍼붓는 마지막 눈을 보면서
정이란 무섭다는 생각을 한 것이
입술을 빼앗고
뺨을 비벼 빨갛게 물들이고
마지막으론 눈물까지 훔치게 하는데
저러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거니
측은지심에
겨울의 앙금이 철철 쌓이도록
내버려 두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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