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문/배중진

배중진 2011. 3. 8. 01:41

문/배중진


어머닌 막내를 나으실 때
저 문고리에 달린 광목을 끊어지라 땡기며
찢는 고통을 승화하셨었지요
우린 알지는 못했지만
외할머니의 심정은 오죽했으랴

으앙 소리가 나서야
모두들 초죽음에서 같이 살아 나왔고
추석만 되면 어머니의 아픔은
어김없이 찾아왔으며
그 가을을 먹고 동생은 무르익어 홍시가 되었네

가을이 오면 즐거워 하는 사람
풍년이 들면 더욱 반기는 사람
추석이 오면 기다려지는 사람
하늘이 높으면 자기도 높은 곳에 있는 줄 아는 사람
문과 가을이 있는 곳을 무척이나도 그리워 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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