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부서진 문/배 중진

배중진 2011. 3. 8. 01:39

부서진 문/배 중진


엄동설한 찬물로 샘에서 세수를 하곤
머리에 얼음이 대롱거리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총알같이 튀어 방문의 고리를
잡는 순간 쩍 하며 감전이 되듯 달라붙었었던 시절

그래도 문은 부서지지 않았었는데
늦가을 조상님께 제사를 마치고
음덕을 나누어 먹는 순간
마루에 쿵 하고 쓰러지는 썩은 몸뚱이

이런 날벼락이 있을까
아닌 밤중에 홍두깨요
이웃 부끄러워 쉬쉬
살다 보니 별일을 다 겪게 된다 하여도

거기까진 좋았는데
하늘 같은 할아버지를
능멸하려는 작태는 방관 못 하지
위, 아래 없었던 젊은 혈기로

아저씨를 한 방에 때려눕히고
똥이 무서워 피하나 더러워 피하지 하시며 
가친께서 건넛방 안으로 밀어 넣으시며 숨겨주셨는데
나오라면서 애꿎은 문이 밖에서 낫으로 결딴이 났다

끔찍한 순간이었고
술이 곤드레만드레 취한 사람이
설치는데 아무도 못 말렸지만
그래도 사람이었다

더 이상도 더 이하의 추태도 없었고
천만다행으로 더 악화하지 않았으며
우린 두려움 속에서도
조상님의 은덕을 입어 살아남았다

 

2014.12.08 12:20

부숴진 문/배중진


찬물로 샘에서 세수를 하곤
머리에 얼음이 대롱거리면서도
총알같이 튀어 방문의 고리를
잡는 순간 쩍하며 감전이 되었던 시절

그래도 문은 부숴지지 않았었는데
늦가을 조상님께 제사를 마치고
음덕을 나누어 먹는 순간
마루에 쿵하고 쓰러지는 썩은 몸뚱이

이런 날벼락이 있을까
아닌 밤중에 홍두깨요
이웃 부끄러워 쉬쉬쉬
살다 별일을 다 맛보며

거기까진 좋았는데
하늘같은 할아버지를
능멸하려는 작태는 방관 못하지
위, 아래 없었던 젊은 혈기로

아저씨를 한 방에 눕히고
똥묻은 개를 피하라는
가친의 말씀에 숨었는데
애꿎은 문이 낫으로 작살이 났다

끔찍한 순간이었다
술이 곤드레 만드레 취한 사람
설치는데 아무도 못말렸지만
그래도 사람이었다

더 이상도 더 이하의 추태도
천만다행으로 더 악화되지 않았고
우린 두려움 속에서도
조상님의 은덕을 입었었다

 

2014.12.08 12:39

교정, 수정했음. 다시 복사할 것.

 

2014.12.08 12:49

아저씨와 찜찜한 관계였으나 그 후 할아버지께서 9/9/1973년도 타계하시고
한 번 우연히 만나뵙게 되었는데 다정하게 감싸주시며 할아버지가 좋으시고
위대한 분이라고 하시면서 어려운 시기에 도움을 주지 않으셔 불만이 많았다가
술기운에 그런 해괴망측한 행동을 하여 죄스럽다고도 하셨는데 외항 어선을
타시고 탄광에서도 일하시는 등 정말 어렵게 고생하셨다가 공주에선가
식당을 하시면서 자리 잡는 듯하셨는데 젊은 연세로 일찍 사망하셨다는
말씀만 들었답니다. 그야말로 옛날 이야기이지요. 제가 고등학교 1학년인가
2학년 때였으니까요.

 

조부 배도환 5/4/1897~음력 9/9/1973, 77세

증조할머니 박헌일 7/17/1878~1/28/1962, 85세, 7/19/1878? 7살 때

아저씨 배기억? 기혁? 양력 11/13/1990, 45세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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