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는 아직도 꽁꽁/배 중진
굉장한 한파가 오래 지체하다 쓰윽 물러간 뒤
동장군도 미안했던지 따스하게
위로의 빛을 한바탕 쏟아내
어떤 이는 감사하다고 했고
다른 이는 살만하다고 하기에
그런가 싶었어도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고파
맛있게 점심을 먹고
자주 드라이브하던
호숫가를 달리다가
푸른 물결 저 안쪽에
흰 얼음이 꽁꽁 숨어 있음을 발견하고
아!
저들의 앙금은 아직 풀리지 않았구나!
시린 아픔을 다시 떠올려 같이 느끼면서
어떻게 해야 풀릴까
그것을 골똘히 생각하며
오후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는데
우리같이 쉽게 결빙하고 해빙하는
대자연이 아니라는 것
그들은 그들대로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상기하며
기다림이 상수라는 것을 재차 강조하기에
경거망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
혹한은 멀리 물러가지 않았다
'詩 2018'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백/배 중진 (0) | 2018.02.03 |
---|---|
누군가에겐 아주 슬픈 날/배 중진 (0) | 2018.02.02 |
주사위는 던져졌고/배 중진 (0) | 2018.01.25 |
베고니아가 핀 것도 모르고/배 중진 (0) | 2018.01.21 |
빈 의자/배 중진 (0) | 2018.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