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빈 의자/배 중진

배중진 2018. 1. 20. 02:14

빈 의자/배 중진


전화기로 들려오는 친구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고
의사의 말씀이라지만 무척 미안해하는 떨림이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성탄절 축하 회식 참석 여부가 오리무중이었어도
단념하지 않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는데
그렇게 우리 사이는 침묵이 흘렀고
그것이 마지막이 될 줄이야
꿈엔들 생각이나 했을까요


빈 의자를 보면서
공허한 느낌이었고
인생무상이라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았습니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불행이
바로 나한테 일어난 것이지요


그래도 떠난 사람의 비운에 어찌 비할 수 있으며
뒤에 남아 그가 하지 못한 것들을 정리하면서
그대가 곁에 있었음에 감사드리고
희로애락을 되새김질하면서도
즐거웠던 일이 더 많아 얼마나 다행이었는지요


우리 다시는 이 세상에서 같이할 수는 없어도
마음은 항상 같이함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지요
바라는 것이 있다면


또 하나는
좋은 세상에서 영생을 누렸으면 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