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어느 해외 입양인의 쓸쓸한 죽음/배 중진

배중진 2018. 1. 12. 12:05

어느 해외 입양인의 쓸쓸한 죽음/배 중진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태어나자마자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되
또 부모로부터 사랑 대신 버림을 받은 사람


낳은 정도 정이지만
기른 정도 정이라서
생김새가 달라도 열심히 살았건만
도무지 동화될 수 없는 환경에서 좌절하다


지구 저편 어딘가에
나를 버린 부모가 눈물 속에 애태우며 살고 있지 않을까
자신들의 잘못된 과거를 뉘우치지 않을까 싶어


연줄을 땅속 끝까지 찾았건만
현실은 모든 가망성을 일축하고


따스한 정을 느끼지도 못한 채
차가운 방에 싸늘한 주검으로 남아
영원히 해결하지 못한 실낱같은 희망 줄


왜 이리 세상이 야박할까
넓은 천지간에 나 하나 발붙일 곳이 이렇게 없어서야


나는 간다
눈물 속에 한 많은 세상을 떠난다
나와 같은 운명의 인간이 없는 곳으로 간다


보이지 않아 미워할 수조차 없는 부모가 궁금하여도
우리의 인연은 애당초부터 없었기에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자식 된 도리로 노력하다가 피눈물만 남기고 젊은 나이로 떠난다
이런 끔찍한 사연을 가진 사람이 내가 마지막이길 기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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