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배 중진
이곳은 섬이다
멀리 떨어진 섬이 아니고
인가와 가까워
자연을 즐기는 사람이 자주 찾아오고
깨끗한 환경을 좋아하는 새들이 득실거리는 곳이다
춥고 흰 눈이 세상을 덮은 날은
인정이 많은 사람이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
모이를 주기도 하는 곳이다
공기도 맑고
바닷물이 넘실거려
여름에는 해수욕장으로 변하고
건강을 위해 산책하는 사람이 많은 곳인데
많고 많은 고목이 하나둘
거센 바람으로 힘없이 쓰러져 나뒹굴고
며칠 후면 넓은 공간으로 휑하니 남아
공원을 잘 아는 사람의 가슴을 후벼판다
저렇게 크게 성장한다는 것이 어디 보통 일이던가
언제나 사랑을 주시던 증조할머니를 비롯하여
조부모님이 멀리 떠나시고
어머니마저 졸지에 세상을 하직하셔
외롭게 이 세상에 남아
그 공간을 바라보는 것 같아
짧은 우리네 인생으로는 메울 시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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