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눈이 내려 못 오시나/배 중진

배중진 2018. 2. 15. 08:49

눈이 내려 못 오시나/배 중진


눈이 많이 쌓였나
보고 싶은 친구는 오지 않고
그리워하나 친구 집에 갈 수도 없고
무심한 하늘만 바라보니
세상이 온통 흰빛뿐이네


우리 어렸을 때는
가리는 것이 없었고
눈이 쌓여야
더욱 살판이 났었지


넘어져 뒤엉키면서도 서로 웃었고
양말에 구멍이 뚫렸어도 부끄러운 줄 몰랐는데


이제는 너무 바빠
가리는 것이 많아졌고
이유도 장황하여
반가운 얼굴 보기 어려우니
더 변하기 전에
가끔 빨갛게 상기된 얼굴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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