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누군가에겐 아주 슬픈 날/배 중진

배중진 2018. 2. 2. 00:31

누군가에겐 아주 슬픈 날/배 중진


경찰차가 앞에서 호위하고

영결 차가 달리고

끝도 없이 길게 애도하는 자들의 차량은 이어지고

마지막은 두 줄로 경찰 오토바이가 10대 정도 따르면서

사이렌을 수도 없이 울리며 천천히 떠나가는 것을


뒷모습만 보았다

저명하신 분이었던가 보다

가정과 사회를 위해 헌신하신 분인가 보다

몸은 떠나셔도 남기신 뜻을 기리고자

따르는 자들은 슬픔을 나누는 것이겠지


가까이 사귀던 사람이 아니었기에

그들의 슬픔이 닿지 않았고

잠시 어떤 분일까 궁금할 뿐

꼬리를 감춘 장례행렬을 보았다는 식이다


같은 도로엔 아무것도 모르면서 

달려왔다 사라지는 차량이 계속되고

슬프게 인식되는 까마귀도 먹이를 찾아 같이 날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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