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7

은행잎/배 중진

배중진 2017. 11. 12. 15:44

은행잎/배 중진

 

바람이 강하게 불고

기온이 급강하한다는 예보였으며

1933년 이래 가장 추운 날씨가 될 거라고

호들갑을 떠는 기상청 관계자

 

그러려니 했고

옷을 단단히 껴입으면 되겠지 막연히 생각하다가

창문을 여는 순간 들이닥치는 찬 공기를 쐬고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었는데

 

은행나무에게는 

무척이나도 견디기 어려운 시간이었나 보다

파란 잎들이 주눅 들어 수북이 떨어져 쌓여 있다

 

이런 경우를 처음 보는지라

얼마나 괴로웠으면

살기 위해 저토록 발버둥 쳤을까 생각하니

그저 우스갯소리가 아니었지 싶었으며

 

몇 개 달리지도 않은 은행을 찾아보았으나

쫙 깔린 나뭇잎 속 어딘가로 쏙 빠져 보이지도 않았다

 

열매가 잔뜩 매달리든 말든

신경 쓰는 사람들이 아닌지라

관심도 없겠지만

분명 무슨 조화로 매우 희귀하게 매달렸고

사랑하는 잎을 하룻밤 사이

다 쏟아야만 했던 절박한 사정이 있으리

 

오랫동안 서로 배려하다가

아름답고 노란 모습으로

영영 이별해도 만족하지 못할 세상인데

 

한참을 우러러 은행나무를 보았으며
망연히 발밑을 조심하면서 지나가네

 

 

 

 

 

 

 

 

 

 

 

 

 

 

 

 

 

 

 

 

 

 

 

 

 

 

 

 

 

 

 

 

 

 

 

 

 

 

 

*오늘을 고단하게 살지 마세요*

살다보면 산다는 게
별 게 아니란 걸 알게 됩니다.
내일에 집착해 오늘을 고단하게 살지 마세요.

우리가 꿈꾸는 내일은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죠.
하루 하루 행복하게 살다보면,
영원히 행복하게 살게 되는 게 아닌가요.

반대로 막연한 미래를 꿈꾸며,
고통스러운 하루 하루를 보내다 보면
영원히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되겠죠.

한 잔의 커피와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은
보석과 같은 평온한 휴식입니다.
커피가 지닌 맛과 향기는 어쩌면
우리 내면의 모습과 닮았는지도 모릅니다.

누군가 지적하는 쓴 소리에

열정은 무기력해지기도 하고 한 마디 따뜻한 격려에
예민한 신경도 달콤한 온기로 녹아 든답니다.

머그잔 가득 담긴 두어 잔의 감미로운 커피가
차츰 바닥을 보일 때면 어느 덧 감성은 깊어지고
건조했던 기분은 향기로워져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자신를 발견하곤 합니다.

바램이라면 그윽하고 온화한 성품을 닮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커피가 지닌 향기처럼
마음 깊은 사람이고 싶습니다.

- 좋 은 글 중 에 서 -

새벽3시에 한강공원에 죠깅을 나갓드니 차가운 기운이
감돌고 낙옆은 길모퉁이에 이리저리딩굴고 있어요
벌서 겨울이 왔나봐요. . .오늘도 말고 고운 미소로
즐거운 휴일행복한 시간 되십시요??? -불변의흙-

 

세상에 태어나 일던 분들이 다 존재하셨던 옛날이 그립기도 합니다.
항상 웃음만 있었고 행복인 줄도 몰랐던 시절이었지만 그때가 가장
좋았던 시절이지 싶더군요.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았어도 굶지는
않았었지요. 보호자가 있었으니 두려울 것도 없었고요. 가진 것이
많아도 허탈한 지금은 옛 그림자가 사라졌기에 느끼는 것이겠지요.
같이 하지 못하는 이 시간엔 기억한다 하여도 차츰 기억조차 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미어지기도 하지요.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우러러 은행나무를 보았으며
발밑을 조심하면서 지나가네

 

한참을 우러러 은행나무를 보았으며
망연히 발밑을 조심하면서 지나가네

 

오솔길2017.11.13 10:21 

배 중진님~ 안녕하세요.........! <은행잎> 고운 시 읽으며 잠시 쉬다 갑니다
성경책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이는 영원히 거하느니라"/요한 1서 2장 17절

님~ 건강에 유의하시고 주님의 평강이 가득한 나날들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성경을 찾아보지는 않았으나 관련되는 글을 검색하고는 그렇게 사는 분들이 많지 싶었지요.
하늘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어야 하는데 삶은 항상 어긋나는 길로 안내하고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하지 싶기도 하더군요.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한국인2017.11.13 11:29 

지난 주말 잘 지내셨나요?
저는 집안 어른들과 김장을 담갔습니다.
김치가 가득하니 한시름 놓은 것 같습니다.

벌써 11월도 후반으로 넘어가네요.
세월이 유수와 같음을 느낍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오션닥2017.11.13 13:44 

떨어지는 이파리 잡으려고
바르르 떠는 은행나무
나목이 되는 게 그렇게 두려울까
내년 봄이 있음을 생각하지 못했나봐요
타박타박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
점점 겨울이 거리를 좁혀오고 있습니다
이번 목요일이 수능임을 눈치챘나 봐요
겁내지 말자 마음의 겨울을 더 염려하자
전국의 수험생 홧팅을 바랍니다^*^

 

좋은 일 많이 하셨습니다. 후배가 선배의 뜻을 잘 받들어 영원히 빛나는
산증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랍니다. 지금 당장도 중요하지만 먼 훗날에
길이 남는 것도 사진 한 장이지 싶습니다.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 황혼 -

시간의 흐름은
아름다운저녁 하늘을

세월의 흐름은
인생의 아름다운 황혼을

너와 나의 흐름은
조국의 아름다운 역사를 >>>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하루를
열어가세요 즐거움이 가득한 날
되시구요 > 건강하세요-불변의흙-

 

올해는 가을빛이 화려하지 않은듯하다가 마지막에 괜찮았지 싶더군요.
그래 며칠 더 즐겨보자 했더니 비가 쏟아지고 구름 낀 날들의 연속이라
바깥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매일 하늘만 바라보며 발을 동동거렸는데
갑자기 영하로 곤두박질치니까 색이 변하지도 않은 잎들이 무지막지하게
쏟아져 버리더군요. 그리곤 볼 것이 없는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았답니다.
항상 만족하지 못하는 가을이었어도 이건 아니다 싶었지만 어쩔 수 없더군요.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키달아찌2017.11.15 01:22 

그쪽은 아직 은행잎이 파랗네요.
도대체 바람이 얼마나 강했길래...
고운 글과 사진 감사히 보고 갑니다.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상 고온의 날씨가 쭉 이어지다가 갑자기 영하로 뚝 떨어지니
파랗던 은행잎이 대책 없이 떨어지더군요. 단계가 있을진대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무더기로 떨어져 수북하게 쌓였고 잎이 눅눅하니 아직도 생기랄까 동해를 입었다고나
할까 그런 상태여서 마음이 아팠답니다. 밀지 않아도 조금만 기다리면 다 떨어질 텐데
후려쳐 떨구니 울상을 짓다가 엉엉 울었지 싶습니다. 멋진 가을이 되시기 바랍니다.
뉴욕은 날씨도 흐린 날만 있어 이제 단풍 이야기는 내년이나 돼야 분위기가 맞을듯합니다.

 

나무와 나뭇잎은
말을 아끼려고 무진 애를 쓰는 듯이 보였다

이별이 멀지 않았음을 알기에
슬픈 표정을 애써 감추려고 엉뚱한 짓을 하기도 하며
입가에 거짓 미소까지 띄워 보았다

이제 가면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다시 만나리라 장담도 할 수 없는 험한 세상에

천천히 이별을 음미하며
한순간이라도 더 눈에 담으려고
서로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데

찬바람이 냉정하고도 몰상식하게 휙 몰아쳐 가니
정신이 아뜩하다고 생각하는 찰나

사랑하는 잎은 새파랗게 질려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오랫동안 슬픔을 간직하여야만 했다
까만 밤도 하얗게 세도록

 

아득한오아시스2017.12.27 21:50 

날이 갈수록 점점 추워지고 있는 날씨...
차가운 바람에
몸을 움츠리게 되는 겨울이지만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땀 흘리며
열심히 뛰어 놀던 어린 시절이
유난히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날씨는 춥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고
좋은 일 기쁜 일이
많이 있으시기를 바랍니다..*^_^*

 

저렇게 웅장하고 장엄한 것을 볼 때마다 가끔은 멈췄으면 하는 바람도 있더군요.
위대함에 복종하고 싶은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수없이
보았지만 이구아수 폭포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네요. 행운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2018 무술년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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