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배중진
꿈에도 그립던 한국의 포도를
드디어 만났습니다
한 알을 맛보고 옛날을 알았지요
씨가 있었지만 그 또한 사연이 있었겠지요
저는 껍질에 담겨있는 그 맛을
영원히 잊을 수가 없었지요
두터우면서도 입에 붙는 맛
쪽하고 빨면 그맛이 다 들어 왔지요
씹을 필요가 없는 것이
껍질을 누르면
입안에 가득한 맛이니
빨리 먹어야 할 이유가 없었지요
그러니 동생들은
저를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강아지가 그냥 쳐다보 듯 했고
갈망하는 눈초리로 포도 알만 세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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