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한 꼬마/배중진
교민들의 추석맞이 잔치이기도 하며
어차피 먹어야 하는 점심을 교민사회에서 팔아주고
야외에서 오손도손 먹는 기분은 소풍나온 기분이기에
일부러 교민들의 모임에 참석하곤 하는데
유독 눈에 띄는 아이가 있어 듣게 되었다
어린아이의 입을 통해서 시아버지가 하시는
말씀과 조금도 차이가 나지 않았고
똘똘하게 정신없이 바쁜 일손을 돕고 있었는데
"집에 있으면 할 일도 없어 일손을 도우러 나왔지요"
"바쁠때는 서로 도와야 보기도 좋은 법입니다"
"우리가 지금 이 table을 써야 하니 손님
자리 좀 내 주시지요"
"무슨 소리야 이 곳에서 사서 먹고 있는데,
그리고 거의 다 먹었으니 조금만 기다려 줘"
"손님, 우린 우동을 팔지 않고 있습니다"
어? 그러고 보니 같은 집이 아니었더군요
저는 그 애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며
이다음 크게 되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어떻게나 조리있게 마음 상하지 않게
똑부러지게 손님을 배려하던지
저는 그 애의 부모가 늦게 도착하여
허겁지겁 점심 손님을 받느라 정신없어 보였어도
그애의 수완에 하루가 기분이 좋았으며
이 미국사회에서 아주 잘 적응하리라 예견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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