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송이/배중진
잊었던 맛이 새록새록 되살아 나더군요
제가 무척이나도 갈증이 났었던가 봅니다
먹고도 또 찾고 있으니 무슨 조화인지요
저는 빨면서도 다른 한 쪽을 만지길 좋아 했었지요
크기가 한치 오차도 없이 똑같았습니다
손끝에 닿는 감촉이 너무나도 좋았었지요
그때 무엇이 더 중요했던가요
그러니 만지락 거림도 나무랄 것은 못됐지요
잠을 자면서도 손에 넣어야 했었지요
그것을 입에 물고 자야
잠을 청할 수가 있었지요
이렇게 커서도 그 품이 그립습니다
지금은 남아있는 것이 없으리라
쭈글쭈글 영양분 다 빼앗기고
당신 몸하나 가다듬기도 벅차시지만
옛동산이 무척이나도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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