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가을은 깊어 가는데/배중진

배중진 2011. 3. 7. 14:20

가을은 깊어 가는데/배중진

저녁 산책길의 귀뚜라미들
어이하면 좋단 말인가
공염불이라고 하던가
벌써 깊은 가을 이건만

짝을 찾지 못하고
오늘도 나와 보았지만
가진자들만이 즐기고 있고
목소리가 쉬어 나오지도 않는다

당연히 맥이 없는 작은 목소리요
밝지 않고 슬픔이 가득하며
처량하게 깊은 밤을 수놓고 있어
그야말로 님은 먼 곳에

짚신도 짝이 있다는데
많고 많은 들과 산에서
그대의 가녀린 목소리
오늘 밤엔 우렁차게 들려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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