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이곳에도/배중진
가을을 찾아 나섰다
그냥 방향만 잡고 죽 달리는데
아름다운 정문이 있었고
단풍이 멋들어지게 들어
석양으로 불이 붙은 듯 했다
서양식의 능(Mausoleum)이 보여
꺼림칙했지만 안을 들여다 보았다
미국 생활 20년 이상 했지만
궁금하지도 않았으며
그저 비석 비슷하게 장식한 것이 아닐까
그런 선입견이 아주 잘못되었음을
오늘에서야 알았으니 쓴웃음만 나오고
미국생활 제대로 알려면 아직도 먼 길인 듯
성당과 교회를 축소시켰다면
이유를 다시는 분이 계시려나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양옆으로 대리석 관들이 쌓여 있고
바닥도 대리석이며 양탄자도 깔았다
기도를 하게끔 깨끗하게 단이 놓여 있고
망자가 좋아하는 촛불, 꽃, 사진, 예수님 상이 보인다
한국 사람들만 죽은 자를 생각하고 찾아 뵙는 줄 알았는데
그들의 사랑은 못지 않았으며 꽃들이 쌩쌩하였다
평일에도 오가는 자동차들이 많이 보였고
추수감사절이 다가오니 애호박이며 국화꽃들이
어두운 분위기를 밝게 조성하여 외로움을 다소 떨구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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