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7

오래간만에 새겨보는 이름들/배 중진

배중진 2017. 6. 16. 23:08

오래간만에 새겨보는 이름들/배 중진

 

33년 동안 미국에서 살면서

안되는 발음으로 그나마 있는 친구를 괴롭힐 마음이 없고

그 누구에게 자랑하려 미주알고주알 털어놓지도 않았으며

엉뚱한 상대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존재를 알릴 이유가 없고 

열심히 생활하면서 한눈팔고 싶지도 않고

한정된 시간 촌음이 아깝고

무엇보다도 건강에 해로운 짓은 행하길 꺼리는 법칙을 고수하느라

 

궁금해도 참으면 되지 싶고

어렵게 사는 모습 구태여 알려주고 싶지도 않았으며

남에게 변한 세월 보여주기 두려워

꼭 필요한 대화를 제외하곤 국내외적으로 연락하지 않던 무척이나도 조용했던 시간

 

나라고 왜 고국을 그리워하지 않겠고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원까지 쌓아온 우정을 감히 떨치며

유사시 죽음을 같이하기로 혈맹을 맺은 친구를 어찌 잊을 소냐

 

말만 듣던 카카오톡을 처음 열자마자 들어오는 전우들의 소식

41년 전 충정을 쌓은 소대원들의 이름이 속속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몇몇은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지만

나누다 보니 확연하게 떠오르고

나쁜 관계였다면 아마도 시큰둥했겠지만

서로 아끼고 돌보던 사이인지라 옛 추억을 되돌리는데 거리낌이 없다

 

살아 있으니 오늘과 같은 순간도 있고

벌써 유명을 달리한 군우도 있어 애석했지만

그것도 잠시

우린 끝없는 문자를 나눴고

그러느라 고개도 아팠지만

잊지 못할 하루가 되었으며

 

꿀벌이 드나들듯 하던 열기는 차츰 식을망정

한 번 맺은 선후배 관계는 영원하리

건강하여 손놀림할 수 있을 때까지는

 

 

 

 

 

 

 

 

 

2017.06.17 00:36

이종찬, 이승진, 장명철, 진삼도, 이태영, 장영호, 이춘식, 김영웅, 이병로, 전수길, 김규헌, 이인혁, 이윤재, 강흥구,

최부옥, 김경환, 이양로, 최상천, 이철수, 박강휘, 박부실, 박영태, 임대용, 김학수, 이철우, 박평식, 김태문, 곽상호,

나근실, 우회문, 김명철, 김기돈, 오관택, 엄대식, 이수연, 이성상, 임석순, 박재수, 김수근, 최관식, 박성철, 이달영,

김주영, 유경근, 정진표, 정만영, 김윤선, 배중손, 김순환, 장웅기, 김용선, 오민규, 최규만, 송주완, 홍석길, 조판구,

이은배, 안암산, 35mm Oerlikon, 수도경비사령부 방공단

 

김현수 소령, 정의한 대위, 김부식, 김정례

 

조국준

 

김정삼

 

윤병로
위성상
장위성

 

오민규 전역 8/3/1980 

 

비목/한명희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 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산 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퍼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비목/Gasazip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 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지친 울어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퍼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초연이 쓸고간 깊은계곡
깊은계곡 양지녘에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녘에
비 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 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함에 울어 지친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닳어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오솔길2017.06.17 07:05 

배중진님~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에 새겨보는 이름들> 고운 시 읽으며 잠시 쉬다 갑니다
성경책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미련한 자는 행악으로 낙을 삼는것 같이 명철한 자는
지혜로 낙을 삼느니라"/잠언 10장 23절

님~ 건강에 유의하시고 주님의 은혜 가득한 나날들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소중하게 느껴지는 만남-

우리들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게 됩니다.

처음에는 서로 호감을 느꼈는데
자꾸 만나 교류하다 보면 왠지
부담스러운 사람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마음에 와 닿지 않았는데
오래 시간을 접하며 지내다 보면
진국인 사람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좋은 이미지로 보였는데
언제봐도 좋은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들은 대부분 소박하고 자상하며
진실한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날씨는 점점 더워집니다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행복한 주말보내시기바랍니다
-불변의흙-

 

카톡이 정신없게 들어와 바쁘게 하는 시간입니다. 그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더니
궁금했던 모양이고 무엇을 하는지 대충 소식을 알려주더군요. 서로 필요한 사람이
오랫동안 소식이 없으니 불안했겠지요. 모두 건강했으면 하면서 순간을 즐겼답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한국인2017.06.17 17:39 

비목 작사자인 한명희 선생은 전형적인 선비형의 인물입니다.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하셨고 ROTC로 전방에서 군복무중에 지은 시입니다.

평생을 대학교수로 봉직하면서 국악이론의 체계를 세우신 분입니다.
지금은 정년퇴직하시고 서울 교외에서 한학을 연구하고 계십니다.

전형적인 올곧은 선비형의 학자로 참 훌륭하신 분입니다.
시를 여러번 소개하셔서 감회가 깊었습니다.

 

선택을 하는 것이 쉽지 않지요. 혹, 잘못된 선택을 했다면 되돌아오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경주했으리라 생각도 하면서 돌아올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어딘지요. 좋은 말씀입니다.
모두가 지혜를 동원하여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랍니다.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사랑을 선택했기 때문에 천국이 되고,
미움을 선택했기 때문에 지옥이 됩니다.

나눔을 선택했기 때문에 행복이 되고,
독식을 선택했기 때문에 불행합니다.

겸손을 선택했기 때문에 아름답고,
교만을 선택했기 때문에 추해집니다.

믿음을 선택했기 때문에 평안해지고,
의심을 선택했기 때문에 불안합니다.

감사를 선택했기 때문에 풍성해지고,
불평을 선택했기 때문에 쪼들립니다.

행복을 선택했기 때문에 축복입니다.
세상살이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오늘도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하고
가장 소중한 인생을 선물로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비우면 행복이 찾아오게 되고
나를 채우면 불행이 찾아오게 됩니다.

 

저의 부모님 묘소입니다. 좋은 사진 고맙습니다.
저는 1974.12~1977.9 까지 필동 수도경비사령부 G-3에서 군복무를 했던 장남 안민성입니다.

 

김명철 경동고등학교 친구이자 안광영 소장 큰아들 

 

2017.09.10 13:25

김명철과 통화

 

간신히 찾았습니다. 사진 몇 장 내렸는데.. 만약에 문제가 된다면
비밀글로 밑에 또는 원하는 곳의 글 밑에 아무 글이라도 적어주시면
제가 찾는 데 도움이 된답니다.

 

2020.07.05 23:50

요사이는 사는 것이 사는 것이 아니지요. 처음 고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할 때는 정말 불안했답니다.
모두 잘 지혜롭게 헤쳐나가길 기원했지요. 넓은 미국에
속수무책으로 전파될 때는 이게 나라인가 아연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뉴욕은 초주검에서 겨우 벗어나 모두 마스크를
쓰고 다니지만 남쪽의 무식한 사람들과 젊은이들은
바이러스가 무섭다는 것을 마치 우이독경하는 식으로
받아들여 걷잡을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다시 경제는 움츠려
들고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에 영어의 몸이 되어야 하니
어린 학생들의 배움의 장소는 철문이 굳게 닫힌 상태가
계속되겠지요. 이젠 지쳤습니다. 걸리는 사람은 믿는
구석이 있기에 방비를 하지 않다가 덜컥 걸린 것이라
생각까지 한답니다. 더위에 답답하고 짜증 나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여 지구상에서 이 악몽 같은
바이러스가 퇴출했으면 하지요. 시원한 여름이 되시기 바랍니다.

'詩 2017' 카테고리의 다른 글

뱃놀이/배 중진  (0) 2017.06.20
앵두/배 중진  (0) 2017.06.18
이웃사촌/배 중진  (0) 2017.06.15
눈높이/배 중진  (0) 2017.06.12
무슨 도움이 될는지/배 중진  (0) 2017.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