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배중진
너희들이 무엇을 나무에게 했는지
모르기에 오늘 한 마디 거든다
너희들 중에 하나가 그 가지에 앉았다가
날라갈 때 나뭇잎이 떨어졌다는 것이지
안간힘을 쓰며 견디어 왔는데
아, 그만 몹쓸 친구가 발길질을 하지 않던가
서러움도 서러움이지만 아픔도 만만치 않았고
우린 그렇게 생이별을 하게 되었으니
그 누구를 탓하랴 이 친구야
남들은 그래도 뭔가 붙어 있는데
난 주위에 아무것도 없이 썰렁 그 자체이니
너무 이르다 생각하지 않는가 나의 친구여
조건이 있다면 매일 아침 대신 사과하러 와서
재미 있었던 일들과 잔잔한 이야기 들려주고
하늘이 높다는 것과 저 산 넘어엔 무엇이 있는지
보고 하듯이 들려주면 더 바랄건 없지, 이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