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2

뉴욕의 한가위/배 중진

배중진 2012. 9. 30. 08:35

뉴욕의 한가위/배 중진

 

오늘따라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는

청승맞게 들려와 향수에 젖게 하고

즐겁기만 했던 고향의 보름달이

그리움처럼 둥실 떠올라 갈피를 잡지 못하네

 

어머니 떠나시고 처음 맞이하는 한가위

그 추석이 마지막이셨음을 왜 모르셨던가

넉넉하고 둥글둥글 웃던 그 모습 사라지시고

일생에 가장 길기만 했던 그 일 년

 

살아있는 사람은 그래도 또 살게 되겠지요

항상 뜨는 달이건만 오늘따라 우리 사이에

근심과 두려움 그리고 두껍게 덮인 슬픈 구름이

진하게 깔려 있어 뵐 수 없게 되었나이다

 

항상 다독여 주시던 따스한 달님이신데

좌절과 슬픔으로 잠겨있지 말라 이르셨는데

널찍하고 포근한 품 안에 오늘만이라도 안기고 싶었었는데

그것마저 허락되지 않아 쓰라린 상처로 남게 되었네요 

 

 

 

 

 

 

 

 

 

 

 

 

 

 

 

 

 

 

 

 

 

 

 

 

 

 

뉴욕 날씨는 저렇게 엉망이었답니다.

 

쌉쌀초코2012.09.30 09:04 

한국은 화창하고 쾌청한 날씨 가운데 한가위입니다.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애써 보십시요.
친구의 권한으로 부탁하며,
기도합니다.

 

전진운2012.09.30 19:57 

추석 지내시느라 고생망으셨읍니다..ㅎㅎ
어제하루 쉬고 오늘 또 출발합니다
우리가 5대종손인데도 벌서 손님을 다치뤘으니 자랑인지 흉인지모르겠네요
내일은 처가에 다녀와야 하구요
며칠 준비한것들이 하루만에 다 지나가버리니 허무하기도 하고요..
오늘은 좀 편히 쉬시고 행복한 월요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多炡2012.10.01 11:29 

뉴욕에서의 한가위!
잘 보내셨겠지요.
앞으로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 가득 하시옵길 빌어드립니다.

 

사진도 멋지고 글도 사투리를 사용하여 잘 알지도 못하고 써먹지도 않지만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멋진 10월이 되시기 바랍니다.

 

저도 그림으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진으론 있는 그대로만 담을 수 있고 운이 좋으면 맘에 드는 풍경도
잡을 수 있지만 그래도 표현이 미흡하더군요. 즐거움이 가득하신
10월이 되시기 바랍니다.

 

짜장면도 자장면도 맞는다는 말씀도 있으셨고 저와 같이 외국에서 사는 사람은
한글을 일부러 사용하지 않으며 영어를 배우느라 심혈을 기울였는데 새로 나온
맞춤법을 25년 만에 적용하다 보니 고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사투리를 한국에
있는 동생들보다 더 심하게 사용한다고 놀리더군요. 면 소재지가 세종시로 승격되었고
젊었던 시절은 어느 사이 사라지고 흰머리가 이젠 뽑을 수도 없이 들어서게 되었지요.
벼를 보고 고향 생각이 절로 났으며 숙연해지기도 하네요. 김장 배추의 신선함이
좋았고 쪽파를 다듬던 작년의 일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대파는 다듬기도 좋던데
잔손이 많이 가고 금방 시들기도 하더군요. 겨울에 손이 시렸지만 팔십이 넘으신
가친도 하시기에 아무 말도 못 하고 꾸부정하게 앉아서 하려니 좀이 쑤셔 혼났답니다.
농촌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정도로 힘이 부쳤답니다. 식당에 가서
신발 벗고 앉아서 먹는 음식은 돌을 씹듯 고역이기도 했는데 구들방을 좋아하기에
고칠 수 없어 세계화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 아닌 걱정도 했지요.
바다를 건너는 큰 배에도 좌석이 없고 방같이 꾸며 너나 할 것 없이 같이 뒹굴고 있어
학을 떴지요,ㅎㅎ. 흉을 볼 수도 없고 고쳤으면 하는데 저만 그런 고충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멋진 가을이 되시기 바랍니다. 땀 흘려 노력하셨으니 정직한 땅은 그만한
보답을 하리라 생각도 합니다.

 

야생화밭이 있어 따로 관리하시는 모양이네요. 이질풀이라고 들어보기는 했지만
구분도 못 하는데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작고 하찮은 것까지도 소홀하지
않으심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저렇게 벼를 베시고 있음을 보니 힘이 드시겠지만
멋진 풍경이기기도 합니다. 편안한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가을이 제일 좋았지요. 그 제일 좋아했던 계절이 가슴을 아프게도 합니다.
가장 사랑했던 사람에게 마음을 주고 모든 것을 맡겼는데 어느 날 홀로
남아있음을 알았고 가슴은 찢어져 있었지요. 그런 상처가 없었어야 했는데
태양에 의해 그림자가 생기듯 강렬하고 열정적이었으면 더 애린법이지요.
가까운 곳으로 훌쩍 떠나면서 떨치려 해도 그림자같이 밀착해오는 응어리는
각혈을 한다 해도 또 생기더군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남들도 다 그렇게
살고 있음을 알고 있답니다. 감성이 풍부하시기에 더 힘드시지요.
인생에서 홍역은 한 번으로 끝마치지만 가을날의 방황이 일 년을 마감하기도
하지요. 뜻있는 계절이 되시기 바랍니다.

 

기웅이 친구와 윤상구 친우도 보이는 것 같은데 맞나요?
상구와는 어떤 사이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오징어에다
뭔가를 넣고서 하는 요리도 이색적이군요. 흔치 않은 해물인데.
바쁘게 보내셨으리라 생각도 했답니다. 이젠 많이 좋아지셨겠지요?
농촌 일이 예전과 같지 않아 끝이 없지만서도. 선친을 잘 모셨군요.
저는 외국에 살고 있어 항상 죄스런 마음이지요.
즐거운 주말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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