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슬픈 날/배 중진
예상은 했고
마음의 준비도 했지만
친구로부터 장거리 전화를 받고서야
가까이 지내던 친구가
더는 우리와 같이하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하던 날
하늘은 맑고
남들의 표정도 어제와 같았으나
듣고 싶지 않은 비보에
가슴이 착 가라앉아
헤어진 일 년을 반추하네
산 사람은 그냥저냥 지나는 시간이지만
암과 투쟁하는 친구는
하루가 여삼추요
방사선요법으로 몹시 탈진한 상태로
죽고 싶은 마음이 일고 가라앉길 수천 번했을 테고
당사자도 아니고 멀리 떨어져 있어
그 심정을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죽음보다 더한 고통은 없겠지
뚱뚱했던 체신은 초라했고
얼굴엔 죽음의 검은 그림자가 짙게 깔렸으며
억지로 웃으려는 그 이면에는 참담함이 서려 있음을 보았는데
멀리에서 찾아 왔기에 오랫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마저 하려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으니 친구들만 남겨 놓고 자리를 비워야 했던 마지막 시간
호탕한 웃음소리와
구수하게 들리는 사투리
자연을 사랑했으며
성당에서 봉사하길 반백 년 이상 했고
누구에게나 미소 띠고
말을 먼저 건넸던 사람이요
어려운 사람에게 친구가 되어 주려고 노력했던 친구였으며
이웃을 누구보다도 잘 알던 사람이다
큰 덩치이지만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았으며
더는 볼 수 없어 안타까워도 알게 되어 감사한 친구
슬퍼도 아름다운 세상에서 행복한 삶 누리길 기원한다네
Richard Woody Mckinney
10/28/1938-4/4/2016
77years old
불변의 흙님
*사는날까지 행복하고 아름답게*
사는 날까지 행복하고 아름답게 살 수 있다면
나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것은 세상을 노래할 수 있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사는 날까지 행복하고 아름답게 살 수 있다면
나는 많은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사는 날까지 행복하고 아름답게 살 수 있다면
나는 많은 것을 소유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나의 삶이 시한부일지라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는 날까지 행복하고 아름답게 살 수 있다면
나는 많은 것을 소유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나의 인생이 여기서 끝날지라도 나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chemotherapy 화학 요법
radiotherapy 방사선 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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