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6

무궁화/배 중진

배중진 2016. 6. 7. 07:56

무궁화/배 중진

 

오늘도 마냥 기다립니다

남들은 일찍 꽃을 피우고

울적했던 사람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은 후

내년을 기약하며 후회 없이 사라졌지만

 

이제사 잎을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살펴보는 이가 기다리다 지쳐

아예 포기하고

곁을 떠날 지경이지요

 

어울리기 싫어하는

꽃이 있기에

모든 것을 꾹 참고

남들이 꺼리는

뜨거운 날을

선호하는 것

단순한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 하기에

 

한 번 피기 시작하면

무궁무진하게

열렬한 사랑을 오랫동안 퍼붓곤 합니다

 

그야말로 대기만성형이요

섣부르지 않으며

은근과 끈기로 자유와 평화를 염원하고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한 점 찡그림 없이 받아주고

마음껏 달래주곤 하지요

 

시원한 계절이 다가올 즈음엔

그동안 나눴던 이야기

돌돌 잘 말아

변함없는 땅에

정으로 담뿍 안겨주고 떠나

뒷맵시도 예쁘다는 평이며

 

한국에 있을 때는 눈여겨보지도 않았는데

타국에 있으니 온통 그리운 꽃입니다

 

 

 

 

 

 

 

 

 

 

 

 

 

 

 

 

 

 

 

 

 

 

 

 

 

 

 

 

 

 

 

 

 

 

 

 

 

 

 

 

 

 

 

온통 그리움입니다.
항상 그리운 꽃입니다.

 

무진장 그리운 꽃입니다.

 

이제사:전남 지역의 사투리입니다.
이제야

 

요사이 건강한 나무에서는 한두 송이 피는 것이 확인되었고
저 위의 나무는 아직도 요원한 상태입니다.

 

yellowday2016.06.07 23:11 

매발톱꽃이 미국에도 있군요~반갑네요. ㅎ

 

joolychoi님 댓글

"한 마디의 말"
한 마디의 말이 있습니다
진실로 다른 사람의 가슴속에서 한 점 별빛으로
빛나는 말, 그 말만으로도 어떤 사람은
일생을 외롭지 않게 살 수 있습니다
반면, 또 다른 한 마디의 말이 있습니다
비수처럼 다른 사람의 가슴을 헤집는 말
그 말로 인해 어떤 사람은 일생을 어둡게
암울하게 보낼 수 도 있습니다
--이정하의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중에서--
말이란 참 묘한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말 한 마디에 마음의 위안을 얻게 되는가 하면
말 한 마디에 한 평생을 원망과 분노에 묻혀 살게
되기도 합니다. 말은 한번 내뱉으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말을 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조급히 굴지마라.어떠한 짐을 지더라도
그것이 좋은 일에 도움을 주도록 하라.
모든 것으로부터 당신의 슬기로운
생활에 필요한 것을 찾아 내도록 하라.
창자가 음식물 가운데서 영양분이 되는 것을 가려 내듯,
그리고 불에 무엇이 던져지면 거세게 타오르듯
-<아우렐리우스>-

 

대장님 댓글

나이만큼 그리움이 있답니다

그리움에도 나이가 있답니다.
그리움도 꼬박꼬박 나이를 먹거든요

그래서 우리들 마음 안에는
나이만큼 겻겻이 그리움이 쌓여 있어요.

그리움은 나이만큼 오는거예요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에도

산들거리며 다가서는 바람의 노래 속에도
애틋한 그리움이 스며 있어요.

내 사랑하는 이는
내가 그리도 간절히 사랑했던 그 사람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그사람도 나를
이만큼 그리워하고 있을까요

내가 그리움의 나이를 먹은만큼
나이 만큼 그리움이 온다

그사람도 그리움의 나이테를
동글동글 끌어안고 있겠지요

조심스레 한 걸음 다가서며
그사람에게 묻고 싶어요.

'당신도 지금 내가 그리울까요'

스쳐가는 바람의 소맷자락에
내소식을 전합니다.

'나는 잘 있어요
당신을 그리워하면서
-<좋은 생각 중에서>-

현명한 친구는 보물처럼 다루어라.
많은 사람들의 호의보다
한 사람의 이해심이 더욱 값지다.

 

하늘 산소님 댓글

당신에게
장미꽃 한 송이가 있습니까
아름다운 장미꽃 한송이를 키우고 계십니까
시간을 내어 물을 주고, 다듬어 주고, 잡초를 뽑아주고,
수없이 바라봐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꽃이 내 삶
한 가운데에 들어와 우주에 단 하나뿐인
'나의 장미꽃 한 송이'가 됩니다.
그것이 사랑입니다.

 

바람과구름님 댓글

○중 립○


중립은 가해자만 도울 뿐
희생자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침묵은 결과적으로
괴롭히는 사람 편에 서는 것입니다.

인간의 목숨이, 인간의 존엄성이
위협 받을 때는
국경을 초월해 나서야 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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