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5

빗물/배 중진

배중진 2015. 9. 2. 02:31

빗물/배 중진

 

아침부터 흰 구름은 몰려오고
바람은 불긴 불어도
숨은 턱턱 막혀
조금만 움직여도 땀을 뻘뻘 흘리는데

 

까마귀와 까치 소리가 들려오는 하늘
반갑기도 하거니와 어떻게 사이좋게 지낼까 궁금하여
부엌에서 뛰쳐나가니
까마귀는 보이지 않고 소리만 들리는데 약간 달랐으며

 

천둥이 치는 오후엔
먹장구름이 하늘을 금세 사납게 덮은 뒤
소나기를 퍼붓기 시작하니
양철지붕 위로 떨어지는 구성진 소리 오래간만에 들어보네

 

모아 홈통으로 떨어지는 물은 다시 양동이 물 위로 떨어져
절묘하게 어울리는 고향의 낙화 소리가 되면서
아스라이 멀었던 어린 시절 처마 밑에서 후줄근한 모습으로

앞의 물방울이 터지면 다시 생겨 흐르는 마당에서
종이배 만들어 띄우며 따라가던 생각에 절로 흥겹네

 

yellowday2016.01.18 00:15 

어릴적 지붕에서 낙숫물이 떨어져 음푹 파인 마당에
어디서 왔는지 붕어가 헤엄쳐 다니던 모습을 본적이 있지요.
하늘에서 떨어졌는지 빗물을 타고 날치처럼 날아 왔는지
아직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답니다.
정말 어디서 왔을까요?

'詩 2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박/배 중진  (0) 2015.09.02
벌들은 날씨를 가리지 않고/배 중진  (0) 2015.09.02
배은망덕한 꿀벌/배 중진  (0) 2015.09.01
고향 분위기/배 중진  (0) 2015.09.01
숙맥/배 중진  (0) 2015.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