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쓸쓸한 거미집/배중진

배중진 2011. 12. 22. 08:36

쓸쓸한 거미집/배중진


가을에 신기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겨울엔 빈집만 바람에 흔들리네
사람은 이름 석 자 남긴다고 했고
호랑이는 가죽을 남긴다고 했지요

하루살이들이 걸려 아직도 같이 흔들리고
추위에 모든 것이 얼어붙어 인사불성이더니
걸릴 것 없는 바람만 휑하게 통과하고
눈이라도 내릴 으스스한 허공에

빈 제비집만 쓸쓸하고
내년에는 그 자리를 누가 차지할까
이웃엔 빈 거미집만 앙상하고
명년에는 그 위치를 누가 지키려나

가을에 떠나신 어머니
겨울을 맞으신 아버지
찾아오는 사람 없이 홀로 썰렁한 곳에도
따스한 봄은 다시 찾아오려나
*사진이 보이지 않음. 전부 지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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