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외로움은 다시 찾아들고/배중진

배중진 2011. 12. 11. 19:27

외로움은 다시 찾아들고/배중진

눈이 오락가락하는 초겨울 일요일 오후
모두 떠나간 뒤
적시는 이별의 눈물
보이지 않으려 했고

마음 놓고 통곡을 할 수도 없는 답답한 심정
쓸쓸히 남기고 간 자취를 다시 둘러보네
하나라도 음식을 더 만들어 놓고 떠나간 동생
조금이라도 더 깨끗하게 청소하고 간 누나

홀로 남으신 아버지
어쩌면 좋은가
음식은 잔뜩 남았지만
혼자 어찌 삼키실까

살아남은 자는 살 수 있다 하시며
괜찮다고 강조하시지만
자식들의 가슴은 찢어지며
잡은 손에 힘을 주고 또 주고

지금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교통소통은 원만한가
넓은 집안 날씨와도 같이 을씨년스럽고
영영 떠나간 임의 품이 더욱 간절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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