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기다림/배중진

배중진 2011. 11. 28. 22:49

기다림/배중진


정말 오래간만에 밟은 고국땅
친구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전혀 알 수는 없었지만
하나 둘 전화가 걸려오고

보고 싶으니 만나잔다
옛 기억이 있기에 말마따나
조치원역전 앞에서 기다렸으나
시간이 지나도 친구는 오지 않았고

역전 앞이 맞는지 역 앞이 맞는지
오며 가는 사람들의 가래 뱉는 소리에
소름이 끼쳐 이젠 고개를 돌리고
담배꽁초를 버리고 차표까지도 던지는 사람들

거리는 무척이나도 좁아터졌고
성질들은 급해서 질주하니
마주 오는 차가 두렵고
다가오는 차가 무서운데

고향친구는 감감 무소식이요
공중전화를 걸긴 걸어야 하는데
카드가 있어야 하는 듯했고
어둠은 짙게 깔려오면서

이젠 집으로 되돌아가야 하는가
그때 저편에서 다가오는 사람
비슷하긴 하지만 점점 다르게 보이는데
환하게 손 벌리고 이름을 부르는 순간

기다림의 지루함도 사라지고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왔으니
이보다 더한 즐거움이 있으랴
우린 손을 잡고 한참이나 같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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