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탈상을 맞이하여/배중진

배중진 2011. 11. 28. 22:45

탈상을 맞이하여/배중진


전혀 예기치 않은 어머니의 부고로
이제까의 삶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다 끝맺지 못한 어머님과의 인연은
평생을 엎드려 속죄하여야 되겠지요

짧디 짧은 인생의 여정에서
옛날에는 길다는 삶을 사셨지만
어머니와 사이에는 그리움 뿐이었네요
평생을 엎드려 불효자로 살겠습니다

모든 것이 눈깜짝할 사이에 벌어졌고
복바치는 설움이 시도 때도 없이 몰아쳤지만
이제는 영면하시도록 보내드리옵니다
아쉬움이 가득한 통한의 이별이지요

정성을 다해서 공덕을 많이 쌓으셨기에
좋은 곳으로 가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정을 떼기가 이렇게 힘이 들면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 모르게 살았지요

극락왕생하옵시고
자식들 잘 되도록 돌보아 주시옵소서
불편하신 아버님은 최선을 다해서 잘 모셨다가
환희의 재회가 되시도록 짧은 세계에서 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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