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이 최고/배중진
아들은 딸들이 만들어 놓은 국을 찾아 데우면서
간신히 아버지 진지상을 차리느라
언감생심 딴 것은 생각도 못했는데
딸들은 시래깃국도 끓이고 궂은 일인
베갯잇도 뜯어 삶고
이불잇도 깨끗한 것으로 갈고
옷도 세탁해 드리며
집안 구석을 쓸고 닦으니 말이다
하나하나 눈여겨보면서
다음은 무엇을 할까 궁금도 하고
무슨 반찬을 만들고 무슨 재료를 사왔는지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고 싶었으며
어머니가 하시려고 했던 것
사다 놓으셨던 것들을
일일이 표시를 하고 날짜를 적어
요긴하게 쓰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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