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을 지극히도 사랑하는 여인/배 중진
여행하다 보니
모란이 피는 것도 몰랐고
집에 5월 말 늦게 도착하여
허겁지겁 식물원을 찾았으나
예상했던 대로 꽃은 지저분하게 떨어졌고
퇴색하여 보기 흉한 모습이 애처로운데
펑퍼짐한 할머니는
뭐가 좋은지 아예 옷을 벗고 철버덕 주저앉아
뙤약볕이 쨍쨍 내리쬐는데도 불구하고
두세 개의 짐보따리를 옆에 놓고
꽃 앞에 바짝 다가앉아
어루만지고 매만지고
그것도 모자라 손바닥에 올려놓고
별로 아름답지도 않은데도 모습을 요모조모 찍고는
코를 들이밀고 킁킁 냄새를 맡기까지 하는 둥
도무지 떠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그녀가 앉은 자리를 피해
돌아서 더 좋은 목련꽃으로 다가가며
힐끔힐끔 그녀의 별난 행태를 훔쳐 보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꽃을 건드리지 말았으면 희망하면서도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점점 궁금해졌고
좋은 것보다는 불행한 이야기를 유추해보았는데
사랑하는 아들을 이른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내고
5월과 6월에 걸쳐 꽃필 때와 꽃질 때를 가리지 않고
영원불변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을 쏟는 것은 아닐까
누가 보거나 말거나
비가 쏟아지거나 눈이 내리거나
한자리에 앉아서 꼼짝하지 않고
엉뚱한 생각을 하며 목단을 남겨두고
작약이 피어나는 쪽으로 걸어가면서
작년에 보았던 여인을 연거푸 보았기에
따가운 햇볕을 가릴 시원한 구름이 몰려오길 기원하였네
5/29/2014
여행하다 보니
모란이 피는 것도 몰랐고
집에 5월 말 늦게 도착하여
허겁지겁 식물원을 찾았으나
예상했던 대로 꽃은 지저분하게 떨어졌고
퇴색하여 보기 흉한 모습이 애처로운데
펑퍼짐한 할머니는
뭐가 좋은지 아예 옷을 벗고 철버덕 주저앉아
뙤약볕이 쨍쨍 내리쬐는데도 불구하고
두세 개의 짐보따리를 옆에 놓고
꽃 앞에 바짝 다가앉아
어루만지고 매만지고
그것도 모자라 손바닥에 올려놓고
별로 아름답지도 않은데도 모습을 요모조모 찍고는
코를 들이밀고 킁킁 냄새를 맡기까지 하는 둥
도무지 떠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그녀가 앉은 자리를 피해
돌아서 더 좋은 목련꽃으로 다가가며
힐끔힐끔 그녀의 별난 행태를 훔쳐 보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꽃을 건드리지 말았으면 희망하면서도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점점 궁금해졌고
좋은 것보다는 불행한 이야기를 유추해보았는데
사랑하는 아들을 이른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내고
5월과 6월에 걸쳐 꽃필 때와 꽃질 때를 가리지 않고
영원불변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을 쏟는 것은 아닐까
누가 보거나 말거나
비가 쏟아지거나 눈이 내리거나
한자리에 앉아서 꼼짝하지 않고
엉뚱한 생각을 하며 목단을 남겨두고
작약이 피어나는 쪽으로 걸어가면서
작년에 보았던 여인을 연거푸 보았기에
따가운 햇볕을 가릴 시원한 구름이 몰려오길 기원하였네
모란을 지극히도 사랑하는 여인
모란을 필요 이상으로 사랑하는 여인
아래서 4번째 모란은 그 고귀한 자태와는 거리가 먼것같아요~~`
방탕한 여인을 닮은것 같기도 하고~~`ㅎㅎ 제가 너무 오버했나요~`
진귀한 선인장 꽃을 감상할 수 있어 감사드리며 마음만은 청춘이라는
노래가 생각이 나기도 했답니다. 멋진 7월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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