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난 괘종시계/배 중진
기술자는 다 그런가
애교도 없이 무뚝뚝한 모습으로
안내받지도 않고 앞장서서 living room으로
뚜벅뚜벅 독일 병정같이 군홧발로
검을 옷을 입고 걸어 들어가고
딱딱한 독일 억양을 사용하면서
목소리가 높으며 매우 빨랐고
상황설명을 듣지도 않고
마음대로 뜯어서는
이곳저곳에 기름칠하고
추를 조절하고
타종소리를 들으면서
뭔가를 민감하게 조작하였으며
플래시를 입에 물고
땀을 뻘뻘 흘리며
투박한 손을 움직이는데
불안하게 그것도 왼손잡이이다
잠시 후 숨을 돌렸는지는 모르되
잘 알아듣지도 못하게
플래시를 문 채 여러 질문을 하는데
개인적인 것이라 곤란하게 하였으며
갈증이 났는지는 모르지만
대뜸 마시다 말은 포도주가 있느냐고 물었고
없다고 하자
무엇이 있느냐고 재차 물었으며
시원한 생수가 있다고 하자
그것이라도 좋다면서
받아 벌컥벌컥 마시곤
남은 것은 나중에 병째로 들고 나갔으며
자기는 공대를 나와
6대째 시계를 다루고 있다고 하면서
증조할아버지가 다녔던 회사에서 제작한
출입구 쪽 다른 괘종시계를 가리키며
자랑스러운지 갑자기 말이 부드러워졌고
몰랐던 것을 설명하느라 길어졌는데
수선비는 예상했듯이
짧은 시간에 $225.00을 요구했고
12시간이 지나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전화까지 걸어와
의아하게 생각했으나
자기 실력을 믿어 의심치 않는 인상이었다
시간을 알리는 타종소리가
이렇게 우렁차고 아름다울 수가 없고
15분마다 다른 소리를 울리며
조용했던 거실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어
집안 자체가 살아 움직이는 착각인데
정교함을 자랑하는 시계를 고치는 직업이면서
약속 시각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가 훨씬 지나
밤 8시에 도착한다고 연락이 오길 수차례나 하여
저녁도 먹지 못하고 계획했던 일 못 하게 하는
직업 정신에 할 말이 없었고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한군데 더 들린다고 하니
하루는 24시간임을 여러 번 느끼게 했던 사건이었으며
다시는 상대하기 싫은 순간이었지만
무겁고 느리게 똑딱거리는 추는
언젠가는 또 움직이길 거부하리라
이심전심으로 살아왔던 세대였지만 사랑한다는 말은 자주 나누는 것이
더 좋은 세상이기도 하지요.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게 끝을 내서
기억에 오래 남을 듯한 이야기입니다. 뉴욕은 비가 올 거라는 예보라서
오늘 한국 여자 축구를 차분하게 관전하려고 합니다. 미국 선수들보다도
이름이 생소하고 경기를 본 적이 없어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상대하기
버거운 브라질을 맞아 어느 정도 선전할지 궁금하기도 하답니다.
관중동원도 성공이고 경기장도 깨끗하고 아름다워 요사이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답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Flanklin Clock Shop
200 Hamilton Avenue
White Plains, NY
White Plains Mall
914-682-8068
Jonathan Haller
Google jonathan haller clockmaker
6/8/2015 월요일 방문
German Chain Nest
갈증이 났는지는 모르되
대뜸 마시다 말은 포도주가 있느냐고 물었고
없다고 하자
무엇이 있느냐고 재차 물었으며
시원한 생수가 있다고 하자
그것이라도 좋다면서
받아 벌컥벌컥 마시곤
남은 것은 나중에 병째로 들고 나갔으며
똑딱똑딱~~
세월이 쉬지 않고 가는 중에
우리는 경쟁으로 인해
아까운 시간을 보냅니다
천국에는 아라비아 숫자가 없답니다
학교 성적 아파트 평수 회사 연공서열
군대 계급 선수 연봉 배우 개런티...
숫자로 인해 상처 입는 많은 사람들
그들에게 눈 돌리고 마음을 같이해야 합니다
무더위에 건강 유의하세요^*^
소설을 읽다 보면 작가의 해박한 지식에 찬탄하지 않을 수가 없답니다.
세월호에 대해서도 일반인이 생각할 수 없는 이야기가 많고 윗글에서도
요즘 유행하는 것들을 나열하셔 시대감각 또한 첨예하다 싶었답니다.
언제나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한국 같으면 고장나면 버릴줄만 알지 고쳐 쓸 생각은 대부분 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역사와 전통이 담겨있는 괘종시계이니 아마도 제이님과 같이 하지 않을까~~~
이미지를 볼 수 없어 안타깝지만 내용이 매우 좋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어 다행입니다. 저도 기회가 있으면 꼭 들러볼 예정이지요.
시원한 여름이 되시기 바랍니다.
백제 문화재
공주,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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