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이 있었다는데/배 중진
어머니를 잃은 슬픔으로
가고 싶었고 보고 싶었던 고향을 꿈에만 그리다가 찾았지만
반갑기는커녕 오히려 텅 빈 느낌을 주는가 하면
변화무쌍에 허탈하게 길을 잃기도 했는데
날마다 시름을 달래며 내려오는 마을 뒷산으로 어느 날
단발머리 중학생인지 고등학생인 소녀가 교복을 단정하게 입고
늦은 시간에 홀로 오르고 있어
분명 같은 동네에 사는 학생이라 짐작했지만
알고 지냈던 많은 사람이 세상을 떠나갔고
모르는 객이 그 자리를 채워가는 현실이라
붙잡고 물어보면 금방 누구인지 알 수도 있으련만
인적이 드문 산길이라 걱정되면서도 무슨 사정이 있겠지 생각하며 털털 내려왔네
고향이 아름다워 객지로 떠나는 사람들이 적었던 시절
간혹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악성 소문엔 고생한다는 근거 없는 이야기만 떠돌더니
어느덧 자신이 흘러 흘러나와 고향을 그리며 살 줄이야
감사하게도 오직 산의 정상만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엉뚱하게 이름 모를 작은 묘가 허가 없이 방치된 것이 유별나고
감나무까지 있어 붉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환호케 하더니
며칠 사이 우리가 남의 밤을 털며 즐겼듯 누군가 하나도 남기지 않고 따갔더군
먹고살 만한 곳이거니 생각했고
등산한 사람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동네 인심을 보여줄 수도 있으며
새들을 위하여 남겨 놓았으면 얼마나 흐뭇했으랴마는
무슨 심보로 가지까지 꺾어 놓았단 말이더냐
이래저래 심사가 뒤틀려 시무룩한 고향길
뒷날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이야기를 마음대로 터트리며
이름 모를 산소들만 점점 높은 곳으로 치달리는 산동네에
그런 사람이 살았다가 미국에서 고향을 못내 그리워하다가 떠났다고 할 테지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 되었지요. 특히 세종시는요~~~`
개발도 좋고 발전도 좋지만 옛 고향이 아니라서 삭막하기도 할겁니다.
은빛마리아님 댓글
사랑이 햇빛이면 미움은 그늘이다.
인생은 햇빛과 그늘로 짜여진 바둑판 무늬이다.
-롱펠로우
무루님 댓글
부모를 만나 세상의 빛을 보고
가난을 만나 청빈함을 배우며
불행을 만나 행복의 참을 깨닫는 게
우리네 인생입니다.
좋은 일도 나의 스승이요
나쁜 일도 나의 스승이라 했습니다.
행복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그저 마음 편히 살아가시길 비옵니다.
윤정님 댓글
오늘의 명언
단순한 것은 사람을 매혹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
어린아이와 동물의 세계에서 찾을 수 있는 매력도 그 단순함 속에 있다.
- 파스칼 -
참사랑님 댓글
꽃은 피어도 소리가 없고
새는 울어도 눈물이 없고
사랑은 불타도 연기가 없더라
장미가 좋아서 꺾어더니
가시가 있고
친구가 좋아서 사귀었더니
이별이 있고
세상이 좋아 태어 났더니
죽음이 있더라 ~
어느 시인의 글인지 모르지만
6월의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
이 글이 생각이 났습니다
다랑이조차 없어 한가하게 곰방대나 빨며 너부죽이 앉아있었던 이웃들이
생각이 났답니다. 있는 집보다 편한 생활을 했을지는 몰라도 아이들이
먹지 못해 울부짖는 모습을 감히 내려다보기 힘들었으리라 생각도 했지요.
넓은 미국 생활을 하다 보니 노는 땅이 너무 많아 한국 생활이 떠올랐지만
이곳 농부들도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알았답니다. 진지 드셨습니까?
진지 드셨는지요? 진지 잡수셨지요! 많은 차이가 있지 싶고 알고 싶어하는
근심 어린 인사였지 싶습니다.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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