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배 중진
산책하다가
멀리에서 보니
앵두같이 붉은 열매가 보였고
가까이 가서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앵두나무가 우물가에 있는
친구가 불현듯 생각났고
보잘것없는 대문을 밀치고 들어가면
우물이 먼저 보였으며
아담한 우물가엔
포도나무가 전체를 덮어 운치가 있었으며
담장 쪽에는 앵두나무가 있어
빨간 앵두를 훔쳐보며 입맛을 다시곤 했는데
그날 친구 누나가 쪄서 준 감자
시원한 마루에 걸터앉아 나눠 먹으며
포슬포슬하고 적당하게 탄 맛에
설탕까지 흩뿌려 지금도 침이 돋지만
우물가의 앵두
아직도 눈에 선하고
그때 나눴던 이야기
지금도 기억하는데
100점보다는
99점이 더 좋다고 했더니
포복절도하다시피 하는 친구와 누나에게 궤변을 털어놓았는데
아마 그때부터 뭔가 1%가 부족한 것을 좋아했지 싶었으며
그때 나이 10배가 된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며 웃음 짓고
그때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도
그때의 가슴인 지금 행복하기 짝이 없네
포실포실
보실 보실
보실
팥고물이 말라서 포슬포슬하다.
감자의 맛이 포슬포슬하다.
포실하다.
살림이 넉넉하고 오붓하다.
yellowday2015.06.14 05:33
우리 고향엔 감자농사를 거의 짓지 않았지요.
고구마는 집집마다 쟁여놓고 먹은걸로 알고 있답니다.
범해/최치원
돛달아 바다에 배 띄우니
긴 바람 만 리에 나아가네
뗏목 탔던 한나라 사신 생각나고
불사약 찾던 진나라 아이들도 생각나네
해달 달은 허공 밖에 있고
하늘과 땅은 태극 중에 있네
봉래산이 지척에 보이니
나 또 신선을 찾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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