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ibbean Princess 5

노인과 석양/배 중진

노인과 석양/배 중진 모두 행복에 겨워 하하 호호 즐거워하는 선상을 지나 유람선 선미에 이르니 홀로 포도주를 음미하는 노인이 안쓰러운데 기웃기웃 넘어가는 석양과 옷깃을 여미는 날씨에 눈여겨보는 사람도 없고 힘차게 내뿜는 흰 물결만 줄기차게 따라오네 안 보는 척 시선을 돌려도 자꾸 노인의 일거수일투족이 걸렸으며 왜 혼자일까? 의구심이 솟으면서 급기야는 비관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를 하는데 앞에 놓인 탁자에는 성경인지 시집 또는 소설인지는 모르되 읽는 것 같지는 않았고 자꾸 출렁이는 물결과 뉘엿거리는 석양을 넋을 잃고 바라보네 부인과 사별한 것은 아닐까 처음 유람선을 이용하는 눈치는 아니었으며 이혼을 했던가 부부싸움을 했는지도 모르지만 삼천 명이 넘는 관광객 중에서 유독 그 노인의 생기 없는 얼굴만 자꾸 떠오..

詩 2016 2016.11.23

석양/배 중진

석양/배 중진 땀을 뻘뻘 흘리며 넘어가는 태양 오늘도 제 할 일을 다 했기에 자랑스럽고 붉디붉은 표정이 아름다운데 사방팔방은 덩달아 불그스레 하고 단풍도 더욱 고와 보여 이상하다는 느낌까지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고 땅을 내려다보고 눈이 이상한 것은 아닌가 생각되어 멈추길 수차례 옆으로 급하지 않은지 구급차가 신호등에 멈췄는데 하얀 실내등에 비친 백발 할아버지 흰 천으로 감쌌고 코에 호흡기를 부착한 모습이 창백하기 그지없으며 밖에서 누가 엿보는지 알 수 없겠지만 매우 조용한 편이었으나 가는 곳이 매우 궁금하기도 한 것이 병원 반대쪽으로 달리기 때문인데 석양처럼 생기가 깃들어 행복한 가족과 즐겁게 추수감사절을 맞이했으면 늘 봉2016.11.11 14:57 유난히 변덕스런 올 가을 날씨입니다. 진한 국화향에 가..

詩 2016 2016.11.11

바다/배 중진

바다/배 중진 바다에 오랫동안 나가 있으니 풀벌레 소리가 들리지 않더군요 가을이 왔음을 알고 떠났는데 아침과 저녁은 싸늘한 공기가 폐부를 찔러 오면서 겨울임을 느꼈답니다 준비한 옷을 하나둘 더 껴입었어도 찬바람 앞에서는 머리가 냉하고 손이 시려 오래 견디지 못하고 방으로 들어와야 했지요 거친 파도가 밀려왔다 뱃머리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는데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성난 물살은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았고 깜깜한 밤도 두려워하지 않는듯했지요 밤새 물결을 헤치고 도달한 곳은 이제까지 살던 곳이 아닌 전혀 다른 세상이었으며 수많은 승객을 맞이하려는 대형버스들이 장사진을 이루면서 낯선 항구는 부산하고 유명세를 치르는 명승지는 유람객들의 기억 속으로 알알이 들어박히게 되는가 봅니다 오솔길2016.10.05 16:24 배..

詩 2016 2016.10.05

용서하고 싶은 사람/배 중진

용서하고 싶은 사람/배 중진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으며 Melting pot 미국에서 인도 사람을 전체적으로 경시하는 풍조는 부닥쳤던 사람들이 인도, 파키스탄 들이 하는 행위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단체로 싸잡아 질이 좋지 않은 인종이라고 과소평가하는데 캐나다 쪽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 상점에서 매우 정직한 인도 상인을 보고 편견적인 마음을 고쳐먹었고 찬사와 더불어 멋지다는 표현을 썼던 것은 앞에 섰던 한국 사람이 캐나다 돈을 사용한 적이 없어 물건값을 가격보다 더 주고 나갔는데 뒤쫓아 나오며 계산이 잘못되었다고 소리 지른 후 쉽게 알 수 있도록 정산한 뒤 돈을 돌려주는 것을 목격했으며 나에게도 환율을 정확하게 따져 기분 좋게 환전하질 않나 미소까지 곁들이며 주위에 있는 상품을 자기 손으로 직접 만..

詩 2015 2015.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