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ce Museum 5

쓰러진 고목/배 중진

쓰러진 고목/배 중진 혹독한 겨울에도 살아남았는데 어렵게 수십 년을 살았는데 폭풍우가 몰아친다는 예보에 별 대수롭지 않게 견딜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순식간에 넘어졌다 둔탁한 천둥소리 비슷한 것을 남기고 나자빠졌다 자동차가 밑에 많이 있었는데 공교롭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바로 옆으로 쓰러졌다 거대한 가지 두 개 중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반대쪽의 것이 휘어짐을 견디지 못하고 밀치면서 밑동부터 투박하게 뒤틀리면서 나가떨어졌다 남아있는 것이 혼자 저 억센 바람을 다 견딜 수 있을까 높은 창에서 이젠 멀리까지 볼 수 있지만 까마귀도 이젠 찾아오지 않으리 매미도 쉬러 오지 않으리 휑하게 자리가 비었고 가슴에 큰 빈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거대한 바람이었다 엄청난 폭우였다 모든 것이 제정신이 아니더니 전깃불마저 나갔다..

詩 2020 2020.08.05

불같은 증오/배 중진

불같은 증오/배 중진 그의 운명은 일찌감치 정해지지 않았을까 어린아이가 뜨거운 불맛을 보았을 때 장난하다 아니면 실수로 불에 탄 자국은 불행하게도 영원했고 흉한 상처를 보듬으려 남보다 열성을 다해 노력했건만 이성을 알아가면서 흉터는 보기 역겨운 꼴로 나타나 사랑한다고 했던 사람도 어마 뜨거라 떠나니 좌절감으로 되살아나 증오로 불타오르고 배반한 사랑이 남과 함께 사랑의 불꽃을 태우는 것을 시기 질투하여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폭발하길 수차례 하다가 급기야는 총기를 발사하여 엉뚱한 사람에게 아픔을 건네고 감옥살이한 후 죄를 뉘우친 줄 알았더니 꺼진 불이 되살아나듯 보는 것마다 복수의 살기로 이글이글 배운 것을 최대한도로 되살려 연구 대상인 생쥐에게 주입하는 암의 세포를 인간이 마시는 주스에 섞은 후 죽도록 ..

詩 2017 2017.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