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배중진 깃털/배중진 하늘도 마음껏 열어주며 아름다운 하루를 엮으라 하는데 간밤에 무슨 사나운 꿈을 꾸었는지 매한테 잡혀 죽음에 이르는 운명이여 무겁고 사나운 발톱아래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날카로운 부리로 깃털이 뽑힐 때마다 눈을 질끈감는 고통이다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창공을 원없이 날.. 詩 2011 2011.02.25
땅의 노여움/배중진 땅의 노여움/배중진 아무래도 우리가 땅의 존재를 알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고연히 심술이 나서 잘 지나가시는 노인들만 골라 발을 걸어 기어이 땅을 기도록 만들고 있으니 우연인지 심술인지 섭섭하게 했던 것에 대한 앙갚음인지 요사이는 그것도 모자라 눈과 호흡이 척척맞아 빗물같이 보이게 하여 .. 詩 2011 2011.02.25
거위/배중진 거위/배중진 거위 한 마리가 다가오더군요 기세가 등등했기에 저는 뒤로 몇 발자욱 물렀지요 물을 수도 있겠다 싶었고요 자동차에 흠집이라도 낸다면 사진기를 쪼으면 손을 물면 어쩌나 여러 잡생각을 했답니다 얼른 트렁크를 열고 한국에서 온 쌀을 두 주먹 뿌려 주었더니 쌀 봉지를 노리는 눈치이.. 詩 2011 2011.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