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5

한심한 작태/배 중진

배중진 2015. 3. 25. 07:53

한심한 작태/배 중진

 

늦은 시간

점심을 하려고

Burger King에 들렸는데

자동차를 주차할 공간이 매우 좁아

 

간신히 몇 번 후진하고 전진하여 주차하곤

팝송이 흘러나오는 안으로 들어가서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창가에 자리 잡아

비타민D를 섭취했으면 싶었는데

 

스웨터를 통해 느껴지는 따스함보다

밖에서 벌어지는 한심한 작태가 눈에 띄어

춥고 긴 겨울이 과연 이들에게 어떤 해를 끼쳤나

조심스럽게 생각하면서 안절부절못했는데

 

젊은 흑인 여자는 큰 차를 장애인 주차공간까지 차지하고

장애인이 나타나서 이러면 안되지 않느냐 따지니

안하무인의 작태를 보이면서 주차할 공간이 없단다

그리곤 끝내 차를 움직이지 않고 오히려 눈을 부라렸고

 

연세가 드신 장애인 할머니와

역시 노인 부부는 따지다가 지쳐

혀를 내두르며 안으로 들어왔는데

창을 통해 지켜보는 사람까지 답답했으며

 

채 일분도 안돼 옆으로 작은 차가 역주행으로 서서히 들어오더니

우리같이 젊은 사람도 제대로 주차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바짝 차를 붙여 장애인 공간을 점령했고

매우 연로한 여자분은 차 밖으로 나오지 않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는데

 

누가 안에서 나와 저 차를 이용할 것인가 예의주시했더니

팔순이 넘으신 장애인이 보조요원과 같이 조심스레 나타났고

자동차 문을 열려고 옆으로 간신히 들어갔으나

도저히 불가능함을 느끼고 차를  빼달라고 간곡히 요청하였지만

 

황소 같은 고집으로 뻗대는 차 안의 노인은 차를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으며

거동이 부자연스러운 밖의 노인은 재차 차로 들어가려고 애를 썼으나

어쩌지 못하고 난감해 하다가 차를 움직일 것을 다시 애원하니

그때야 수염으로 푸석한 느낌을 주고 고약하게 생긴 여자분이 움직였는데

 

아무리 긴 겨울을 지나왔고 우울증이 있다고 해도 그렇지

어쩌면 저렇게들 꽉 막혀서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자기의 편함만을 주장하는지 괘씸한 생각마저 들어

점심을 먹은 것이 아니라 기막힌 꼴만 보아 다시는 찾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행복이님 댓글

우리 삶은 특별한 시간보다는
평범한 시간들이 더 많습니다.
은행에서 번호표을 뽑아 기다리고
슈퍼에서 과일을 고르고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내고...

결국 이런 평범한 시간들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한 것입니다.
오늘 하루 평범한 일상 속에서
행복의 빛깔을 채색하세요.

*혜민스님[따뜻한 응원]중에서-

 

Whopper with cheese

 

yellowday2015.03.26 06:03 

한국도 장애인 주차공간은 비워 놓는데 하물며 미국에서 그런 난동들이~~~```
실망이 크셨겠습니다. 에구

 

키키님 댓글

너를 만난 행복

나의 삶에서 너를 만남이 행복이다.
내 가슴에 새겨진 너의 흔적들은
이 세상에서 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나의 삶의 길은
언제나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그리움으로 수놓은길
이 길은 내 마지막 숨을 몰아쉴때도 내가 사랑해야 할 것이다.

이 지상에서
내가 만난 가장 행복한 길
늘 가고싶은 길은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 용혜원 -

 

골드예삐님 댓글

* "법구경"에서-

뿌리가 깊이 박힌 나무는
베어도 움이 다시 돋는다.
욕심을 뿌리채 뽑지 않으면
다시 자라 괴로움을 받게 된다.
탐욕에서 근심이 생기고,
탐욕에서 두려움이 생긴다.
탐욕에서 벗어나면
무엇이 근심되고 무엇이 두려우랴.

 

할미꽃다운 할미꽃을 뉴욕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랬지만 비슷한 것은
있어도 한국에서 보았던 것과는 차이가 크게 나 실망도 했지요.
지역이 다르니 어쩔 수 없었답니다. 건강하신 3월이 되시기 바랍니다.

 

대성님 댓글

"묵묵히 초연하게"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마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수타나파타)

바람이 산을 흔들 수는 없는 법입니다. 슬기로운 사람은 작은
칭찬에 교만하지 않고 어떤 모욕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행복이나 슬픔. 그 어떤 역경이 당신에게 닥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초연한 마음으로 당신의 길을 걸어가세요.
(하루의 명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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