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되길 원하는 아들/배중진
딸들이 달려오니 아버지의 밥상이 달라졌고
국거리가 있지마는 따스하게 데우지도 못하니
이런 아들을 어디에다 쓸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한국음식을 만들어 먹은적이 없었으니
배워야지요, 배울 겁니다
연로하시고 맘고생 하시며 어머니를 찾으시는 아버지께
맛은 없더라도 입맛이 떨어지게 해서는 안 되겠지요
오늘도 어머니의 육성 녹음테이프를 찾으시네요
얼마나 그리우시면 불경소리 아침 저녁 꼭 틀으시고
어머니가 행하셨지만 뜻은 알지 못하시면서도
같이 하셨던 옛일을 그리워 하시겠는지요
가능하다면 섭섭하시고 외롭지 않으시도록 노력을 경주하지만
남자가 할 수 있는 능력에는 한도가 있습니다
왜 여자로 태어나지 못하여 이 고생을 하게 됐는지
여자라면 이런 것은 일도 아닌데 현재로서는
식사준비 하는 것이 너무나도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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