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5

잠 못 이루던 밤/배 중진

배중진 2015. 2. 11. 02:49

잠 못 이루던 밤/배 중진

 

교육계에 종사하다 은퇴한 누나가

푹 쉬고 싶다고는 했지만

벌써 몇 년째 해외여행을 가지 않아

이상하다 했더니

 

언제 고국에 올 것이며

얼마나 묶다가 갈 것인가

이것저것 묻더니

이번에 들어갈 때 같이 따라가겠단다

 

그것도 두 여동생과 같이 여행하겠다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라서

무엇부터 일을 처리하여야 할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었고

 

1996년 부모님 모시고 캐나다 및 미국 동부를 여행하고

LA와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한 서부를 둘러보고

하와이로 날아가 즐기셨다가 한국으로 향하셨던

3주간의 일정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면서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려고 했으나

온통 여행 생각으로 잠을 이룰 수가 없어 뒤척이더니

새벽 4시 즈음에나 간신히 눈을 붙일 수 있었고

그 뒤론 정신이 사나워 깨어있어도 혼미하기만 했는데

 

그때는 화장실이 세 개 있었던 큰 집이었으나

지금은 방 두 개에 딸린 한 개라서 비좁아 그것도 문제고

자동차는 신형이지만 짐까지 다 실을 수 있을까에 대해 의심이 가고

홀로 계신 86세 아버지 남겨 놓고 홀가분한 마을일까 걱정되다가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님 모셨던 예전과 마찬가지로

동포가 운영하는 버스여행사에 의뢰하여

단체로 유명한 곳만 골라 뽑아

몸만 싣고 따라가기만 하면 될 것 같아도

 

언제 어디서 합류하여 며칠 동안 어디로 떠날 것인지부터 시작하여

미국 국내선 항공기를 이용하여 서부로 가면

연결되는 여행일정에 맞출 수 있을까 염려되면서도

한 여행사를 계속 이용하고 있으니 믿을 수는 있지만

 

동생들이 처음으로 오빠가 사는 곳으로 놀러 온다는데

좋아하는 것들은 무엇이며 특별히 보고 싶은 곳은 없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니 별의별 생각은 있으나

마음만 들뜨고 허둥대는 요즈음 모든 것이 손에 잡히지도 않네

 

 

 

 

 

 

 

 

 

 

 

 

 

 

 

 

 

 

 

 

 

 

 

 

 

 

 

 

 

 

 

 

 

 

 

 

 

 

 

 

 

 

 

 

 

 

 

 

 

 

 

 

 

 

 

 

 

 

 

 

 

 

 

 

 

 

 

 

 

 

 

 

 

 

 

 

 

 

 

yellowday2015.02.11 08:23 

반갑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하겠습니다. ㅎ

 

10/26~10/31/2014
미국 및 캐나다 동부 관광.

 

7/13/2015 비행기 표 알아보느라 신경썼더니 잠을 통 이루지 못했음.

 

jomunho2015.02.11 10:23 

배중진님 안녕하세요.
행복한 고민을 하고 계십니다.
아버님을 중심으로 형제자매님들이 한자리에
모이니 그 또한 축복이지요.
시간과 돈과 여유가 되니 하는 것이니 행복이며
86세의 아버님이 염려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는 보았지만 전반적으로 숲은 보지 못하고 그 안에서 허덕이며 뜻을 간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요점만 짚어주시니 이해가 빠릅니다. 좋은 글 감사드리며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알 수 없는 사용자2015.02.11 14:09 

오늘 날씨가 포근하니
새로운 봄을 맞은듯 상쾌합니다
새로맞이하는 봄과 함께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누가 말했지요
세상은 요지경속 이라고요
세상도 변하고 환경도 모두 변해가고
인간의 마음도 날로 악화되어 어두워지고.
숨돌릴틈도 없이 복잡하게 돌아가는 세상사-

이럴땐 살짝 미치면 세상이 즐겁다던데-
나도 살깍 미쳐볼까 합니다 ~~~~~
오늘도 보석보다 더 귀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김영래2015.02.11 22:38 

포근한고 편안한 저녁되시며
온 가족이 화목하세요
감사합니다 ~~~~~**

 

두물머리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아 뉴욕에 앉아서도 정경이 눈에 익습니다.
아름다운 것을 영원히 보존할 수 있는 것은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수반하여야 하는 고통이지만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 싶기도 하지요.
멋대로 왔다가 혼자 흥겨워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자각하는 시대가 열렸으면 합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昔暗 조헌섭2015.02.12 08:50 

안녕하세요. 이제 고유의 명절 설날도 며칠 남지 않았네요.
차례상 준비하시느라 바쁘시겠습니다.

요리를 잘하는 사람은 요리를 통해 타인을 섬기고
기쁘게 하라는 것이 신이 내린 사명감이라는데,
돈을 벌기 위해 요리사가 되어 폼을 잡거나 수단을 부린다면
그 사람은 요리사로서의 명예를 얻는 대신 언젠가는 뒤집어지고
고통을 받게 될 것은 자명한 일…

세상의 모든 일 예술을 하든, 정치를 하든, 농사를 짓든, 무엇을 하든지
그 일에서 사명을 깨달으면 그 사람은 모두에게
존경받고 자신도 기뻐하고 감사하며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모든 일에 사명을 깨닫게 해주셨으면…
중진님이 잘 꾸며놓은 블방에 즐감하고 다녀갑니다. -昔暗 조 헌 섭-

 

알 수 없는 사용자2015.02.13 16:01 

배 선생님. 오셔서 감사합니다. 교통질서는 잘 지키는듯 합니다. 아직 마리와나로 사고는 없습니다.

 

알 수 없는 사용자2015.02.13 16:02 신고

시인 배 선생님. 동부지역엔 가질 못했는데 사진으로 볼 수 있으니 고맙습니다.

'詩 2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얀 겨울/배 중진  (0) 2015.02.14
설강화(雪降花)/배 중진  (0) 2015.02.13
사랑이란/배 중진  (0) 2015.02.08
친구의 자동차/배 중진  (0) 2015.02.08
지금은 뭘 찾아다니는지/배 중진  (0) 2015.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