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5

짧은 여행과 긴 사연/배 중진

배중진 2015. 1. 8. 02:05

짧은 여행과 긴 사연/배 중진


세 시간 정도를 달려서 유명한 식물원을 찾아왔는데
Check In 시간인 오후 4시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궁금해서 예약한 호텔로 가서 지금 가능한가 타진했더니
문제가 전혀 없다 하여 여장을 풀자마자

촌분이 아까워 Longwood Gardens로 달려갔고
점점 추워지기 시작하는 날씨는 견딜 수 있었지만
강풍에 시달리다 보니 몸의 열기가 급속도로 빠져나갔고
얼굴과 코가 시리기 시작했으나 9개월 동안 그리워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이곳저곳 정신없이 구경하느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했더니
오히려 땀까지 흘러내렸으며 결국엔 속옷이 젖기까지 했지만
목을 감싸고 털모자를 써서 추위를 물리치며

온종일 흥분에 들떠 돌아다니다가
밤늦게 피곤도 하고 몸도 녹일 겸 호텔로 돌아와
방문을 열려고 했더니 너무 일찍 Check In 해서인지는 모르되
방문이 굳게 잠겨 열릴 생각도 하지 않아

내려가서 카드를 재발급받고
호텔 방으로 들어갔더니 온도가 한참 내려가 있어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하여 올려보려고 노력했으나
얕은 재주로는 불가능했고 급기야는 프런트에 연락하여

올리는 방법을 문의했으며 시키는 대로 했지만
뭔가 잘못되어 도대체 Fan이 돌아가질 않았고
마침내 종업원이 올라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만지작거렸으나
그도 별수 없었는지 다른 방으로 옮기도록 도와주었으며

불편하게 한 점을 사과한다는 의미로
아침 식사 때 제시하면 $5.00 절약할 수 있는 증표를
다른 방 Key와 함께 봉투에 넣어 정중하게 건네주며
거듭 불편하게 하여 죄송하다고 허리를 굽히는데

소한이고 대한이고 따지지 않는 미국이지만
오늘 소한임을 알았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면 설마 얼어 죽기야 하겠나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콧물이 나오기 시작하여 어쩔 수 없이 방을 옮겼고
온도를 올리자마자 덩달아 heater가 작동하여 만족함과 동시에

잠깐 지나니 덥기까지 하여 역시 미국 속담대로
소리 나는 바퀴가 기름칠을 당할 수 있다고 하더니
문의하고 불평하길 잘했다는 생각으로
누워 TV를 작동하려고 아무리 Button을 눌렀지만 "No signal!"

세상일이 쉬운 것이 없다지만 이렇게 얽히고설키니
또 불만을 터트리기도 민망하여 한참을 만지다가
시원하게 툭 터졌지만 진땀을 흘렸던 순간이었고
Laptop에 Wi-Fi를 이용하여 고국 소식을 접하려 했더니

그냥 되는 것이 아니었고 다시 내려가 방법을 전해 듣고
들은 대로했더니 쉽게 되었는데 원인은 Check In 할 때
크레딧 카드를 한 번이 아니고 무려 7~8차례 사용하면서도
확인을 얻지 못한 종업원의 실수가 모든 것을 어렵게 만들었을 줄이야

찾아오시는 손님에게 컴퓨터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의 이름과 패스워드를 적어주고 방 카드와 함께 쥐여줘야 했으며
방도 문제가 있는 곳이지만 가장 높은 곳으로 시내 쪽으로 달라고 했더니
반대 방향 쪽의 방을 주면서 모든 것이 엉망이 될수 밖에 없어 총체적으로 잘못되었는데

그래도 화는 나지 않았고 불편한 점은 있었어도
따스한 방에서 소한을 무리없이 보낼 수 있어 다행이었으며
오늘 배운 것이 많았고 보고 즐겼기에
장거리 여행이었지만 포근하게 다리펴고 잘 수 있어 행복하였고

다음 날 아침 산뜻한 기분으로 호텔에 딸린 식당에 내려가
맛있게 조반을 하고 받은 쿠폰을 사용하려고 했더니 이게 무엇인가 한참 들여다보길래
간밤에 난방이 들어오지 않아 방을 옮기게 된 사연을 듣더니 삼자이면서도 미안하다고
일절 음식비를 받지 않아 Tip을 두둑하게 드렸는데 세상에 이렇게 멋진 곳도 있었네

다음에 올 때도 이곳을 찾을 것이며 종업원이 알아서 하겠지만
좀 더 신경을 쓰고 차근차근 불편하지 않게 시설을 이용하겠다는 생각이고
비록 눈이 쌓여 길을 헤매며 엉금엉금 조심스레 떠나지만
사연이 많았어도 모든 것이 잘 해결되어 만족스러웠던 짧은 여행이었다

 

 

 

 

 

 

 

 

 

 

 

 

 

 

 

 

 

 

 

 

 

 

 

 

 

 

 

 

 

 

 

 

 

 

 

 

 

 

 

 

 

 

 

 

 

 

 

 

 

 

 

 

 

 

 

 

 

 

 

또 불만을 터트리기도 민망하여 한참을 만지다가

 

양지꽃이사2015.01.08 05:29 

그래도 기억에 남는 여핸중에기분좋은 사건이군요
재밌게 읽고 갑니다
오늘도 여전히 행복하시고 새해에는 이루고 싶은 일들
한가지도 빠짐없이 이루어지는 한해 되시기 바랍니다
감기조심하시구요!

 

그랜드 캐년의 남쪽에서 보는 장면은 정말 장관이지요.
규모 면에서 따라오기 어렵지만 오래된 소나무들이 하늘로
치솟은 모습은 매우 아름답습니다. 멋진 장백산 협곡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새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yellowday2015.01.08 08:23 

그래도 결과가 좋았으니 다행입니다.
성질 급한 한국사람처럼 행동했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제이님의 느긋한 충청도 양반 기질이 빛을 발했군요~ ㅎㅎ

 

blondjenny2015.01.08 11:08 

이 가든을 화창한 봄, 여름에 가보고 싶었는데 결국
아직 못 가봤네요. 호텔에서의 불편함은 그래도 종업원들과
호텔 측의 사과로 잘 마무리 되셨군요. 서비스업이니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하지만 한국이라면 어땠을까 의문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이곳은 많이 춥습니다.

 

알 수 없는 사용자2015.01.08 12:12 

2015년 올해의 사자 성어 "정본청원(正本淸源) ".
교수신문은 지난달 8∼17일 전국의 교수 724명을 대상으로
새해 '희망의 사자성어'를 설문한 결과 265명(36.6%)이
정본청원을 선정했다고 4일 밝혔습니다

정본청원은 '본을 바르게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뜻으로,
'한서'(漢書) '형법지'(刑法志)에서 비롯됐고 합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가 함축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갑의 횡포 문제부터, 정치인들의 자세,
그리고 민주시민인 우리들의 자세도
정본청원(正本淸源) "바르게 서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곡 (꽃바우)2015.01.08 15:07 

다녀갑니다. ^*^ 날씨는 추워도
따뜻한 마음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활기차게 목요일 열어
가시고 편안하고 행복한 오후시간 되십시오.

 

겨울이지만 춥다는 느낌보다는 시원하다는 생각입니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강물이 흐르는 그야말로 청정지역이라
인심도 매우 좋지 않을까 생각도 했답니다. 행복한 을미년,
2015년이 되시기 바랍니다.

 

함양
문정
지리산이 발원인 경호강 상류

 

참사랑님 댓글

신 앞에서는 울고, 사람 앞에서는 웃어라

큰 소리로 내어 웃는 다는 것은 분명히 즐거운 일이다 .
웃음은 유태인에게 있어 힘을 솟게 하는 샘물이다.
웃음을 모르고서는 지혜나 지식은 하찮은 것에 불과하다.

유태 민족은 '책의 민족'이자 '유머의 민족'이라고 불린다.
웃음은 희망이며 여유이다.
웃을 만한 여유가 없는 사람은 궁지에 몰려 몸을 움츠리게 된다.

웃음은 유태인에게는 지성을 갈고 닦는 숫돌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와같은 웃음은 서로서로 크게 나누어 가져야 한다.

그러나 만약에 울어야 할 경우가 생긴다면
신 앞에서 혼자 조용히 울어야 한다.
슬픔은 남에게 나누어 줄 만한 것이 못되기 때문이다

= 유태인의 격언중에서 =

 

고은햇살님 댓글

우둔한 사람의 마음은
입밖에 있지만
지혜로운 사람의 입은
그의 마음속에 있다...

- 벤자민 프랭클린

 

3/2/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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