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배중진
낯이 익은 곳이지만
오래간만에 찾았기에
더듬으며 호숫가를 걸었지요
가로등 불빛이 있는 달빛아래서
추위를 느끼면서도
나무를 벗어난 지역에서의 달빛은
시골길을 걷는 기분이었답니다
두려움이 있으면서도 고요했던
이제 가을이구나 느꼈고
풀벌레소리가 정겨웠으며
가끔씩 물에서 기러기가 소리를 내고
삽살개들이 달을 보고 짖더군요
달을 남기고 방안으로 들어가기가 싫었으며
찬기를 느끼면서도 누군가와 밤새도록
슬잔을 건네며 정담을 나누고 싶었지만
그 끝이 괴로워 슬그머니 들어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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