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

작은 소망/배 중진

배중진 2014. 12. 18. 01:16

작은 소망/배 중진

 

사랑의 계절은 또 돌아왔지만
어쩌다 불운하여 남들보다 가진 것이 적고
먹을 것도 풍족하지 못하여
사랑의 선물 받기 원하는 아이들의 시선을 애써 피하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자꾸 어른거려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어른으로서의 죄책감을 느끼며
추운 겨울 어디 가서 무슨 짓이라도 하여 얻어와
천사같이 해맑은 웃음 보는 것이 소원이지만

 

작은 소망 이룰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하여
카드에 원하는 것을 소심하게 적었으며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지만
기적이 일어나길 기원했고는 잊었는데

 

카드는 높이 날아 성당의 작은 나무 위에 내려앉았고
따스한 성도들은 하나도 남기지 않고 수북이 꼬친 카드를 따다가
원하는 사연 눈물로 읽고 큰돈이 들지 않는 선에서 나름대로
사랑의 선물을 준비하여 나무 근처에 산더미처럼 쌓아 놓았네

 

구태여 자기 이름을 밝힐 필요도 없고
다 구세주의 뜻이려니 정성을 다해 바쳤는데
모르는 곳 저편에선 작은 소망 이뤘음에 감사드리며
더 열심히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갈증을 해소한 샘물이 되었다네

 

 

 

 

 

 

 

11/27/2012

 

성당의 출입구 쪽에 어른 키 높이 정도의 잎이 없는 나무가 서 있고
가지에는 희망을 적은 작은 카드가 수없이 걸려 있었지요.
불운하게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또는 아이들의 간단하고 비싸지 않은
물건들의 이름이 자세하게 적혀 있답니다. 성도들은 고르고 가릴 것도 없이
하나씩 떼어 집으로 가서 적혀있는 대로 옷, 장난감, 이불 등을
구매하여 다음 주일에 정성 들여 포장하여 카드와 함께 나무가 있는
자리에 수북이 쌓아 놓지요. 놀라운 것은 나무에 촘촘히 걸려 있었던 카드는
하나도 남지 않았고 앙상한 모습이었지만 주위에는 선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진정한 사랑과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이 보는 이들을 아니 당사자들을
즐겁게 하기도 합니다. 큰돈 들이지 않고 꼭 필요한 사람에게 따스한
손길 줄 수 있는 것에 감사드리고 수혜자도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길
빌기도 하니 좋은 사회이면서 일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도 하겠지요.
참사랑을 베푸시는 연말연시가 되시기 바랍니다.

 

사랑의 계절은 또 돌아왔지만
어쩌다 불운하여 남들보다 가진 것이 적고
먹을 것도 풍족하지 못하여
사랑의 선물 받기 원하는 아이들의 시선을 애써 피하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자꾸 어른거려
다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어른으로서의 죄책감을 느끼며
추운 겨울 어디 가서 무슨 짓이라도 하여 얻어와
천사같이 해맑은 웃음 보는 것이 소원이지만

작은 소망 이룰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하여
카드에 원하는 것을 소심하게 적었으며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지만
기적이 일어나길 기원했고는 잊었는데

카드는 높이 날아 성당의 작은 나무 위에 내려앉았고
따스한 성도들은 하나도 남기지 않고 수북이 꼬친 카드를 따다가
원하는 사연 눈물로 읽고 큰돈이 들지 않는 선에서 나름대로
사랑의 선물을 준비하여 나무 근처에 산더미처럼 쌓아 놓았네

구태여 자기 이름을 밝힐 필요도 없고
다 구세주의 뜻이려니 정성을 다해 바쳤는데
모르는 곳 저편에선 작은 소망 이뤘음에 감사드리며
더 열심히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갈증을 해소한 샘물이 되었다네

 

yellowday2014.12.18 09:03 

참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무기명으로 이름은 밝힐 필요없이 성의있게 준비하여~
선물 할 수 있다는것도 행복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Cactus님 댓글

˚ ☆ 소중한 사람 ★。

하루하루 둔탁해져가는 마음과 몸을 일깨우면서
자신의 일을 성실하게 하는 사람
아무리 바빠도 내 이웃이 어떻게 사는지
한번쯤 주위를 둘러보며 사는 사람
바쁜 시간을 쪼개 영화도 보고
연극도 보고, 책도 자주 읽는 사람
그리하여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줄
알며,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가꾸는 사람
이런 사람이 진정 우리에겐 소중합니다.

이정하의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중에서 -

 

2014.12.22 23:25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 사항이지만 예보는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진다는 비보이더군요. 멋진 설경 감상하며 즐거운 성탄절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