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흔적을 더듬으며/배중진

배중진 2011. 10. 14. 05:43

흔적을 더듬으며/배중진


아마도 옛날에 이곳에는
인디언들이 살았지 않았을까
물이 흔하여 먹을 것이 있었을테고
비옥하고 평평하고 드넓은 곳이라서

누가 말하기를 인디애나 주에서
가장 수량이 풍부한 폭포라고 하는데
지금은 가뭄이 찾아와서 바닥이 보이지만
바위며 나무들을 보면 짐작할 수 있겠더라

바위에서 자라나고 있는 이끼들을 보면서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흔적을 찾아 보았고
고기냄새와 탁한 물에서 풍기는 것이
그렇게 유쾌하게는 하지 않았지만

이곳으로 놀러 온 사람들은 개의치 않았으며
수영도 하고 낚시도 하고 사진도 찍었으며
최선을 다해 잘 보존하였다가 먼 훗날
후손들에게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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