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아늑한 눈/배중진

배중진 2011. 3. 5. 02:32

아늑한 눈/배중진

저렇게 눈발이 날리니
요사이는 달을 보기가 참 힘들다
그 추운 겨울에 꽁꽁얼은 달을 보고 싶었는데
자꾸 기울어 가고 있건만

늦은 밤 창문에 잔뜩 쌓인 눈을 보고
잠을 이룰 수가 없어
모두들 불이 꺼진 창문을
이렇게 밖에서 보고 있구나

그들도 매우 포근하고
사정없이 몰아치는 눈보라에
아늑함만 들려오리라
자연의 힘에 압도당했으리라

촛불을 켜놓고
낮과 같이 밝은 눈 천지를
시름도 접고 마냥 쏟아지는 눈을
세고 있는 밤이 좋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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