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

농자 천하지대본/배 중진

배중진 2014. 10. 7. 22:52

농자 천하지대본/배 중진

 

호박을 보면 참외가 생각나고
참외를 보면 누런 호박이 생각나고
호박이 탐스럽게 열려 익어가니
사과도 주렁주렁 달려 익어가네

 

주말에 북적이던 인파의 잔재는
월요일에 흙먼지로 날아 하늘을 덮고
그 먼지를 피해 숨을 멈추고 바람이 이는 반대방향으로 섰지만
가슴이 답답하고 껄끄러움을 떨구지는 못했어도

 

트랙터가 다니는 곳을 피해 깊숙이 들어가면
새들만이 인간을 피해서 도망가고
시고 달코롬한 사과 맛을 생각하며 군침을 흘리지만
달린 그대로 보는 것도 매우 즐겁다가도

 

앞을 보면 또 새롭고
옆을 보면 더 크고
뒤를 보면 무척 아쉬워
위를 보며 애써 탐욕 날려버리네

 

메밀꽃이 만발했던 곳은 사과 묘목으로 가득 찼고
작은 나무를 지탱하고 보호하는 방충망에
가을바람 찬바람이 몰려가면서
참새들의 지저귐 못지 않은 소리가 끊이지 않아 심심치 않았으면서도

 

호박은 일 년을 가꿔 수확한다 하지만
저 넓은 곳의 사과, 복숭아, 배 밭은 묘목을 심곤 여러 해를 기다려야 하니
우리같이 속전속결을 원하는 인간에겐 인내하기 어려운 농사이기에
농자 천하지대본이라는 말씀이 결코 과언이 아니었네

 

 

 

 

 

 

 

 

 

 

 

 

 

 

 

 

 

 

 

 

 

 

 

 

 

 

 

 

 

 

 

 

 

 

 

 

 

 

 

호박을 보면 참외가 생각나고
참외를 보면 누런 호박이 생각나고
호박이 탐스럽게 열려 익어가니
사과도 주렁주렁 달려 익어가네

주말에 북적이던 인파의 잔재는
월요일에 흙먼지로 날아 하늘을 덮고
그 먼지를 피해 숨을 멈추고 바람이 이는 반대방향으로 섰지만
가슴이 답답하고 껄끄러움을 떨구지는 못했어도

트랙터가 다니는 곳을 피해 깊숙이 들어가면
새들만이 인간을 피해서 도망가고
시고 달코롬한 사과 맛을 생각하며 군침을 흘리지만
달린 그대로 보는 것도 매우 즐겁다가도

앞을 보면 또 새롭고
옆을 보면 더 크고
뒤를 보면 무척 아쉬워
위를 보며 애써 탐욕 날려버리네

메밀꽃이 만발했던 곳은 사과 묘목으로 가득 찼고
작은 나무를 지탱하고 보호하는 방충망에
가을바람 찬바람이 몰려가면서
참새들의 지저귐 못지 않은 소리가 끊이지 않아 심심치 않았으면서도

호박은 일 년을 가꿔 수확한다 하지만
저 넓은 곳의 사과, 복숭아, 배 밭은 묘목을 심곤 여러 해를 기다려야 하니
우리같이 속전속결을 원하는 인간에겐 인내하기 어려운 농사이기에
농자 천하지대본이라는 말씀이 결코 과언이 아니었네

 

사과참외

 

yellowday2014.10.08 05:35 

어머나 호박이~ 대대적으로 심었군요.
한국에선 저런 모습은 볼 수가 없답니다.
마치 고구마나 감자밭을 연상케 하는군요~``대단한 호박사랑입니다.
그래서 할로윈데이까지 생겨났나 봅니다. ㅎ

'詩 20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새 안녕/배 중진  (0) 2014.10.10
호박/배 중진  (0) 2014.10.08
과수원/배 중진  (0) 2014.10.07
기러기는 개를 두려워하지만/배 중진  (0) 2014.10.06
맨해튼의 한인 꽃차 행진/배 중진  (0) 2014.10.05